정부가 중부경남지역 낙동강 일원에서 대규모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부산으로 공급하는 계획을 강행하자 경남지역에서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일 경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당초 예산에서 낙동강 강변여과수 개발을 위한 설계비 100억원을 확보했다. 수자원공사도 공사비와 보상비 등 자체 사업비 230억원을 따로 마련했다.
6,260억원이 투입될 이 사업이 준공되면 강변여과수 68만t을 확보해 부산에 62만t, 양산에 6만t을 공급한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창녕군 남지, 함안군 칠서 등 4곳에 집수정 38개를 설치해 모은 물을 창원 본포가압장을 통해 부산 물금취수장까지 공급한다는 것이다.
경남도와 창녕ㆍ함안군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에 따른 재산권 침해, 지하수 수위저하, 가뭄피해 가중, 수변공간 개발사업 차질 등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 사업이 결국 남강댐 물을 부산으로 끌어가려는 사전작업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양산시에도 일부 공급한다지만 부산에 대부분을 공급하는데 부산 인근 강변을 놔두고 굳이 창녕 남지까지 56㎞에 걸쳐 대형관을 매설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남지에서 진주 남강댐까지는 60㎞ 정도만 송수관을 더 깔면 부산까지 연결할 수 있다.
또 부산시가 추가로 확보하려는 수돗물이 95만t인데 이번 사업에서 27만t이 모자라는 물량으로 계획한 것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7만t은 부산이나 경남 강변에서 충분히 추가 확보할 수 있을텐데 남겨둔 것은 남강댐 물을 끌어가기 위한 계산이 아닌가 하는 것이 경남도의 추측이다.
정부와 수자원공사가 당초 부산 수돗물 95만t을 완전히 확보하기 위해 총 1조 6,00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나머지 27만t 추가확보를 위해 1조원을 사용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최근 국회 상임위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토부가 남강댐 상류에 문정댐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다.
문정댐 건설은 저수량이 부족한 남강댐 기능을 보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년째 거론돼왔다.
부산시의 태도에 대해서도 경남도는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는 분위기다.
경남도가 낙동강변에 인공습지 및 인공함양 시설을 조성해 100만t가량의 1급수를 생산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을 때만 해도 낙동강을 활용한 취수원대책은 절대 반대한다는 것이 부산시 입장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제시한 강변여과수 개발에 동의한 이면에는 다른 내용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국토부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국토부나 부산시는 경남도가 올해 추진하는 인공습지를 통한 청정원수 확보 타당성 용역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긴 했다.
경남도는 이 사업을 통해 부산과 동부경남 공급분 133만t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해 5월부터 이를 국가사업으로 채택해줄 것을 국토부에 건의해 왔다.
용역결과는 내년말에 나올 예정이지만 강변여과수 개발사업은 올해초부터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통해 홍수조절과 수량확보는 물론 수질개선까지 한다고 해놓고는 낙동강 표류수를 포기하고 엄청난 예산을 다시 투자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업 자체가 4대강 사업을 끝낸 수자원공사 조직을 계속 유지하고 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남강댐 물을 부산에 공급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강변여과수 개발사업은 절대반대"라며 "이미 유럽서 확인된 인공습지를 통한 청정수를 확보해 경남ㆍ부산이 `우정수`를 나눠 먹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여환수 기자 김인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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