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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상정을 앞둔 18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
말 그대로 긴박했던 하루였다. 노조원들은 도의회 출입문 앞에서 밤을 새며 대기했고, 경찰은 이중 삼중으로 도의회 입구를 차량과 경력으로 에워싸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관련기사 1ㆍ2면> 오전부터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을 도의회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막는 혈투가 이었다.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찬성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노조원들의 몸부림이었다. 본회의장이 민주개혁연대 소속 의원들에게 철저히 봉쇄된 탓에 김오영 의장은 3층 관람석에서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야만 했다. 이날 도의회를 중심으로 긴박하게 진행됐던 하루 움직임을 요약한다. /편집자 주
"등원 막아라" 시위대, 도의원 출근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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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 상정을 앞둔 18일 오전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이 등원을 실력으로 막던 노조원들을 경찰의 도움으로 힘겹게 뚫고 도의회로 들어가고 있다. |
●… 18일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조례안의 도의회 상정을 앞두고 시위대가 오전부터 도의원들의 본회의 참석을 막기 위한 저지투쟁을 벌였다.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열리려면 경남도의회 재석의원 57명 가운데 과반수인 29명이 출석해야 한다.
지난주부터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는 민주개혁연대 소속 야당 의원 11명을 제외하고 정오까지 새누리당 의원 10여 명만 도의회에 들어왔다.
오후 1시가 넘어서면서 개별로 도의회에 진입하려다가 실패한 새누리당 도의원들이 한 데 모여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시위대가 막고 있다.
경찰은 전날부터 경남도의회 정문 현관을 중심으로 시위대가 건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경찰버스 16대를 동원해 여러 겹으로 차벽 바리케이드를 쳤다. 버스가 주차할 수 없는 사각지역에는 진압복과 방패를 갖춘 경찰을 2~3중으로 배치했다.
도의원, 공무원 등이 출입하도록 정문 현관 한쪽으로 성인 1명이 통과할 만큼의 통로만 만들어놨다.
경찰은 이날 도의회, 도청 주변에 17개 중대 1,500여명을 배치했다. 진압복과 방패를 갖춘 경찰관들이 일일이 신원을 확인한 후 통과시켰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김오영 의장이 출근하는 장면이 목격되자 시위대들이 저지에 나섰다. 시위대에 휩쓸려 멱살을 잡히고 옷이 잡아당기는 봉변을 당한 김 의장은 경찰의 호위를 받고 가까스로 등원에 성공했다.
노조원들은 "김오영 의장이 조례안을 통과시킬 입장인 걸로 알고 있어 출입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상임위에서 해산 조례안을 기습 통과시킨 새누리당 의원들 가운데 1명인 임경숙 보건복지위 위원장도 도의회 바깥에서 시위대와 마주쳤다.
경찰에 둘러싸인 임 위원장을 발견한 시위대는 욕설하고 플라스틱 물병을 던지거나 물을 뿌렸다. 몇몇 노조원은 아스팔트 바닥에 드러누워 임 위원장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기도 했다.
김오영 도의회 의장은 "물리력을 동원할 생각은 없지만 오후 2시 본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되야 한다"며 "의장으로서 의사진행을 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민주개혁연대 등에 요청했다.
낮 12시10분께에는 민주당 이학영ㆍ김용익 국회의원, 진보당 김미희 국회의원, 진보정의당 정진후 국회의원이 도의회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도의회 사무처는 "도의원들이 못 들어오고 있는데 국회의원들만 출입시킬 수는 없다"며 현관문을 잠그고 직원들을 동원해 막으면서 20여 분간 고성이 오가는 등 승강이가 벌어졌다.
경남도의회 앞에는 경찰의 원천봉쇄에도 전날 밤부터 보건의료 노조, 진주의료원 노조, 민주당, 진보당 당원들을 중심으로 100여명이 의회 주차장에서 바닥에 매트만 깐 채 이불을 덮고 노숙을 했다.
의장 출근저지 `악재`… 협상 공전 불러와
●… 진주의료원 사태 해결을 위한 18일 협상이 김오영 의장 `출근 저지`란 돌발상황을 맞아 한동안 공전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의사당 정문으로 들어오려다가 의료원과 민주노총 노조원들의 저지를 받고 10여분간 승강이를 벌인 끝에 경찰과 사무처 직원들의 도움으로 겨우 건물 안에 들어왔다.
의료원 해산 조례 저지를 위해 밤샘농성을 했던 노조원들은 김 의장을 둘러싸고 "의료원 폐업은 안된다, 대화하자"고 요구했다. 김 의장은 통증을 호소하며 부의장단과 숙의를 하며 야당 의원들과의 대화는 늦추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도의회 여야 대표와 조진래 경남도 정무부지사 등이 김 의장과 계속 진행하려던 협상은 2시간 넘게 열리지 못했다.
의장실을 방문한 새누리당 강석주 대표는 석영철 민주개혁연대 대표에게 "협상을 주도할 사람을 이렇게 폭력으로 대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누가 그랬나"며 항의하기도 했다.
석 대표와 여영국 부대표는 곤혹스러워하며 "협상에 악재다, 우리가 대신 사과하겠다"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여야 대표들은 오전 9시께 김 의장이 출근하는대로 4자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김 의장 출근이 늦은데다 시위대와의 충돌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새누리당 도의원들, 본회의 개회 시도
●…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이 이날 오후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조례를 다룰 본회의 시간이 되자 본회의 개회 시도를 하면서 본회의장을 점거한 민주개혁연대 소속 야당 도의원들을 압박했다.
시위대의 저지를 뚫고 의회 건물에 들어온 10여명의 새누리당 도의원은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 시작 10여분 전부터 출입문이 안에서 잠긴 것을 재차 확인하고 "빨리 문을 열어라"고 고함을 쳤다.
한 도의원은 출입문을 발로 차기도 했다. 민주개혁연대는 본회의 개최를 막으려고 며칠 전부터 빨랫줄로 본회의장 2층 출입구 손잡이를 안쪽에서 동여매 바깥에서 열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은 이어 3층 방청석으로 올라가 2층 본회의장에 모인 민주개혁연대 의원들과 승강이를 벌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조례안) 처리 안 할 테니까 문 열어라. 도의회가 당신들 소수의 놀이터가 아니다. 점거를 풀고 협상하라"며 점거 해제를 요구했다. 민주개혁연대 의원들은 "공공의료 사수하고 날치기를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맞받아쳤다.
흥분한 몇몇 새누리당 도의원은 "전문의원실 직원들을 동원, 문을 부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김오영 도의회 의장이 직접 나서 민주개혁연대 의원들에게 협조요청을 했다.
김 의장은 3층 방청석에서 마이크를 잡고 "소수의 큰 목소리가 다수의 침묵하는 작은 목소리를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의 정도를 벗어난 행위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의장의 책무인 만큼 다시 한번 문을 열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본회의장 원천봉쇄가 지속되면 모든 책임은 민주개혁연대 소속 의원들이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의장은 오전을 끝으로 중단된 여야 협상을 계속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의 협조 요청에 석영철 민주개혁연대 대표는 "안건상정만은 말아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향후 국회법률 개정안을 지켜보고 복지부장관의 업무정상화 협조공문을 참고한 뒤 긴밀한 협상을 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협상 … 협상 … 또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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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진주의료원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야당의원 모임인 민주개혁연대 석영철 대표, 조진래 경남도 정무부지사, 민주개혁연대 여영국 부대표, 새누리당 강석주 원내대표. 이 자리에는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이 빠졌다. |
●… 진주의료원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은 우여곡절을 거듭하며 5차 협상까지 이어졌다. 4차협상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재개됐다. 김오영 도의회 의장은 의장실에서 새누리당 강석주 원내대표, 민주개혁연대 석영철 대표ㆍ여영국 부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본회의 상정 여부를 포함해 진주의료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한 것. 4차 협상은 당초 이날 오전 9시께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김오영 의장 출근이 늦어진데다 김 의장이 시위대들에게 출근을 저지당하는 사태까지 발생, 2시간 이상 늦어졌다.
협상안 잠정타결 되자 저마다 토론 벌여
●… 경남도의회는 이날 오후 4시가 넘어서 여야 원내대표가 김오영 의장 주재로 협상을 벌여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을 18일 상정하되 심의는 2개월간 보류해 6월 임시회에서 처리키로 잠정 타결했다.
이 안을 놓고 새누리당은 원내대표실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고 토론을 벌였다. 민주개혁연대는 새누리당 반응을 봐가며 자체 입장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유보 기간이 당초 1개월서 2개월로 길어진 데 대한 불만이 나오고, 2개월 후 다시 민주개혁연대가 본회의장을 점거할 경우에 대비한 방안 마련 필요성 등이 제기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연대는 보건의료노조 측과 의견을 조율했다.
/정종민ㆍ김광수 기자
/일부 연합뉴스 정학구ㆍ최병길ㆍ이정훈 기자
http://www.changwonilbo.com/news/69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