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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들이 명절을 맞으며 스트레스가 쌓이자 `스트레스 날리기`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준비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확인하는 즐거운 명절.
하지만 음식준비, 설거지, 집안청소를 도맡아 해야 하는 여성들에게는 명절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직장인 김은정(34)씨는 제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속이 답답하다.
제사 전날 장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꼬박 하루를 시집에서 제사 준비를 치러야 한다. 제사를 위해서 직장에 휴가를 내는 경우도 다반사다.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제대로 한번 앉지도 못하고 설거지까지 끝내고서야 제사는 마무리 된다.
다음날 고단한 몸을 이끌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직장에 나가면 심각한 허리통증에 시달린다. 31살의 미혼인 아가씨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추석을 맞아 한 유통업체가 8월 16일부터 9월 4일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추석을 앞둔 느낌을 묻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 `기대된다`(49%), `즐겁다`(24%) 등의 긍정적인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여성들은 `피곤하다`(45%), `걱정된다`(20%), `귀찮다`(18%) 등의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여성들은 추석에 대한 고충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여성들의 이런 고충을 헤아린 탓일까. 최근 일부 가정에서는 제사를 줄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제사를 합해 지내는 경우는 물론이고 시간을 당겨 지내는 모습도 늘고 있다. 가정마다 자신들 가정에 맞는 풍습에 따라 혹은 가족들 간의 합의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제사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주부 이정순(42)씨는 할아버지ㆍ할머니 제사를 합친 것뿐만 아니라 다른 윗대 조상들의 제사는 하루에 모아 지낸다. 그동안 1년에 몇 번씩 제사를 지내는 것이 힘에 부쳐 이 씨의 건의로 가족회의를 통해 제사를 합칠 수 있었다.
이 씨는 "제사를 줄이니 몸과 마음 모두 편해졌고 제사가 다가오는 날에 받던 스트레스도 한결 줄어든 느낌이다"고 말했다.
주부 왕신회(57)씨는 "처음에는 제사를 새벽에 지내곤 했는데 그러다보니 멀리 사는 친지들은 뒷날 걱정을 많이 했다"며 "제사 시간을 당기고 나니 모두들 뒷날 걱정도 안하고 마음이 훨씬 편하다"고 홀가분해 했다.
창원향교 관계자는 "합제를 하는 경우가 옳거나 그르다는 판단은 현재 핵가족화가 되면서 정확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특히 영남학파인 경상권에서는 합제를 하는 것도 옳다고 했으니 생활에 맞도록 문화는 변화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시간을 당겨 제사를 지내는 것에 대해서도 "당일 오후에 제사를 지내면 예법에 크게 어긋남이 없다"고 전했다.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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