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ㆍ4 전국 지방선거 결과, 여당 텃밭인 경남 지역 선거에서 단체장에 이어 광역ㆍ기초의원도 새누리당이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당 소속인 단체장과 집행부를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벌써 제기됐다.
지난 5일 개표 마감 결과 모두 55명을 뽑는 경남도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 당선인이 50명으로 전체의 90.9%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새정치민주연합이 2명(3.6%), 노동당이 1명(1.8%), 무소속이 2명(3.6%)이었다.
이는 4년 전 지방선거 때의 여당 비율(70.4%)과 비교해 20.5% p나 높아진 것이다.
2010년 6ㆍ2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 당선인이 전체의 54명 가운데 38명이었다.
나머지 16명(29.6%)의 당선인의 소속은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이었다.
도내 18개 시ㆍ군 기초의원 선거도 새누리당이 휩쓴 가운데 김해시의원 선거 결과는 4년 전 야당 우위에서 여당 우위로 역전됐다.
22명을 선출하는 김해의원 선거에서 13명(59.1%)의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 절반을 넘어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8명(36.4%)이고 무소속은 1명(4.5%)이었다.
4년 전에는 전체 21명 가운데 한나라당이 10명(47.6%)으로 절반에 못 미쳤다.
나머지 11명(52.4%)은 민주당(9명), 노동당(1명), 국민참여당(1명) 소속이어서 야당이 우위를 보였다.
여당 우위의 김해시의회는 야당 소속인 김맹곤 김해시장과 갈등이 잦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호영(창원대 교수) 상임 대표는 "구조적으로 보면 집행부를 견제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도의회는 거수기 역할 등 후진적인 정치 문화에서 벗어나 도민의 입장에서 도정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는다면 4년 후 유권자의 표심에 의해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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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6ㆍ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경남 지역 단체장에 이어 광역ㆍ기초의원도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6ㆍ4 전국동시지방선거 현수막 이미지. /자료 사진 |
진보당 추락…새정연에 `야1당` 내줘
이번 선거에서 경남 진보 정당들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년 전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파란을 일으키며 민주당을 제쳤지만 이번엔 급격히 추락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경남 야1당` 자리를 내줬다.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간판을 달고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6ㆍ4선거에서 대거 낙선해 2010년 지방선거와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위상이 떨어졌다.
이번 선거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간 양자 구도로 치러지면서 진보 정당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석기 파동`에 이은 종북 논란, 정당 해산 심판의 후폭풍 등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지역구와 비례 대표를 포함해 경남도의원 5명, 시ㆍ군의원 25명을 배출해 당시 민주당을 제치고 `경남 제1 야당`으로 우뚝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도의원 당선인은 한 명도 없고 18개 시ㆍ군의회에서 창원시의원 당선인 4명을 포함해 6명만 당선됐다.
노동당은 여영국 후보(현 도의원) 1명만이 도의원에 당선됐고 거제에서 지역구 의석 2석을 건지는 데 만족해야 했다.
두 진보 정당은 광역ㆍ기초의회 정당 득표마저 5%에 미치지 못 해 경남도의회는 물론 시ㆍ군의회에서 비례 대표 1석도 얻지 못 했다.
정의당은 현역 창원시의원 1명이 3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정당 득표마저 저조해 당선인이 아예 1명도 없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10명이 넘는 도의원 출마자들은 모두 낙선했으나 시ㆍ군 의회에서 모두 21명의 지역구 후보가 당선됐다.
창원시의원 선거에서는 출마자 6명이 모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당 득표도 호조를 보여 도의원 비례 대표 2명, 시ㆍ군의원 비례 대표 13명 등 15명의 비례 대표 의원이 탄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모두 36명의 지역구ㆍ비례 대표 지방의원을 확보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은 "이는 2010년 지방선거 때보다 배 이상 많은 의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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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ㆍ4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지난 4일 오후 한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
`진보정치 1번지` 창원시 위상 추락
진보 정당 사상 첫 지역구 국회의원인 권영길 전 의원이 재선을 기록해 `진보정치 1번지`로 통하는 창원시에서 진보정당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이 6ㆍ4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에 광역ㆍ기초의원 후보를 모두 18명 냈지만, 당선자는 5명에 불과했다.
`이석기 파동`에 이은 종북 논란과 정당 해산 심판 후폭풍으로 당세가 위축된 통합진보당의 추락이 두드러진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의 경우 2010년 지방선거 때 창원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 9명 전원이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역 시의원 7명을 포함해 9명이 시의원직에 도전했으나 4명만 생존했다.
통합진보당은 창원권에서 현역 도의원 3명을 포함해 5명을 도의원 후보로 내세웠으나 모두 떨어졌다.
통합진보당은 정당 득표마저 저조해 창원시의회에서 비례 대표 1석도 차지하지 못 했다.
정의당은 현역 창원시의원 1명이 3선에 도전했으나 떨어졌다.
노동당은 3명이 창원권 광역ㆍ기초의원 선거에 나가 여영국 후보(현 도의원) 1명만이 생환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창원권 도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 5명이 모두 낙선했으나 창원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6명은 모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당 득표도 30%를 넘겨 창원시의회 비례 대표 후보 2명이 모두 당선됐다.
이에 따라 차기 창원시의회(지역구 38ㆍ비례 대표 5)는 새누리당 28석(지역구 25ㆍ비례 대표 3), 새정치민주연합 8석(지역구 6ㆍ비례 대표 2), 통합진보당 4석, 무소속 4석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홍준표 도지사 당선인에게 바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홍준표<사진> 경남지사가 앞으로 4년 더 경남을 이끌게 됐다.
일반 주민들보다 홍 지사의 도정을 접할 기회가 많은 경제, 노동, 시민사회, 학계 인사들로부터 홍 지사에게 바라는 점을 들어 봤다.
이들은 홍 지사가 도민과의 더 많은 소통을 하며 알찬 도정을 이끌어 줄 것을 당부했다.
송광태 창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갈등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4년 임기 동안 공약을 확실히 실천하고 내실을 다지는 행정을 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사 임기 4년은 그렇게 길지 않다"며 "지나치게 보여 주는 행정을 펴서는 오히려 해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홍 지사의 대권 도전과 관련해 지방자치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대선 발판으로 이용하려는 사고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 대표는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도정은 도민들의 삶과 연결돼 있어 도지사 혼자 결정하면 안 된다"며 "지난 2년 동안의 불통 행정에서 벗어나 도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도정을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덧붙여 "진주의료원 폐쇄처럼 도지사 혼자 결정하고 밀어붙이면 반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충경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은 "홍 당선인이 공약한 경남 미래 50년 사업이 단기 성과와 인기에 집착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홍 당선인이 도지사 때 추진한 노사 관계의 올바른 정립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홍 지사가 2012년 보궐선거에 당선될 때 노동계에 `비정규직 문제만큼은 책임지겠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며 "다른 건 몰라도 그 약속이라도 앞으로 4년간 잘 지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ㆍ정종민 기자ㆍ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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