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창원일보 편집국장 |
창원ㆍ마산ㆍ진해 등 3개 시가 통합된 창원시의 정치 지형도가 흔들리고 있다.
구 창원지역(의창구ㆍ성산구)은 노동자가 많아 선거에서 투표 성향이 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구 마산지역(합포구ㆍ회원구)은 지금까지 보수성향이 우위를 보이는 투표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진해구는 군사도시이지만 해군 가족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최근 들어 진보와 보수가 엇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 창원시의 정치 지형은 어떻게 보면 진해지역이 캐스팅 보트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의 영ㆍ호남 대결구도에서 캐스팅 보트를 충청권이 쥐고 있다고 보면, 창원에서는 창원ㆍ마산의 대결 구도에서 진해가 되는 셈이다.
통합 창원시의 지난해 말부터 4월까지의 인구분포를 보면 구 창원지역이 의창구 25만 2,672명(9만 9,946세대), 성산구 23만 1,571명(8만 3,682세대) 등 모두 48만 4,243명이다.
구 마산지역은 합포구가 18만 1,797명(4만 9,899세대), 회원구 20만 8,805명 등 39만 602명이다.
진해구는 18만 7,361명(7만 3,604세대)로 집계됐다.
창원과 마산지역의 갈등이나, 선거 민심이 제 각각일 때 진해구 민심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론의 향배를 결정하는 결정권을 쥔 셈이다.
이번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의 개표 결과, 이같은 현상은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창원지역은 유권자 86만 3,817명 가운데 68만 1,663이 투표해 79%의 투표율을 보였다.
당시 개표결과 진보의 대표주자였던 문재인 후보는 창원 의창구와 성산구에서,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홍준표 후보는 마산 합포구와 회원구에서 각각 상당한 표차로 앞섰다. 진해구는 근소한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탓인 지 창원시의회와 창원시의 행정에서도 진해구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창원시의회 제2대 전반기 의장은 진해구(태백, 경화, 병암, 석동)에 지역구를 둔 유원석 의원이 맡았다.
제2대 후반기 의장도 진해구(웅천, 웅동1ㆍ2)가 지역구인 무소속 3선의 김하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의사봉을 잡았다. 전ㆍ후반기 의장을 모두 진해구에서 배출한 셈이다.
창원시의 행정도 마찬가지다.
안상수 시장이 취임하면서 진해구에 건립하기로 했던 NC프로야구 전용구장을 마산으로 옮기면서 진해지역 민심이 요동친 문제도 있지만, 진해구 발전을 위한 각종 청사진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시책을 강조하지만, 유독 진해구민 민심 달래기에 열을 올리는 측면도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다 안 시장은 김충관 제2부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에 진해출신의 유원석 전 창원시의회 의장을 6월 1일자로 발령했다.
현역 시의원을 사퇴시키면서까지 제2부시장에 발탁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안 시장은 선거 공약에서 진해지역 출신의 부시장을 기용하겠다고 했던 공약을 지켰다는 입장이지만, 취임 3년이 지나고 지방선거 1년을 앞둔 시점의 발탁이라는 점에서 진해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기용과 포석이라는 지역정가의 추측과 여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통합 창원시는 진보성이 강한 구 창원지역과 보수성이 강한 구 마산지역이 다소 상반된 정치색을 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역 국회의원도 마산지역은 보수의 아이콘 홍준표계로 분류되는 이주영ㆍ윤한홍 의원 등 2명이 포진해 있다.
창원지역은 자유당 박완수, 정의당 노회찬 의원 등 보수와 진보로 양분돼 있지만 박 의원 지역구 유권자의 성향은 진보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박 의원 역시 보수정당에 속해 있지만, 홍준표 전 지사와는 껄끄러운 사이다.
여기에 현재 진해는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찬 의원이 있다.
이처럼 5개구가 혼용돼 있는 통합 창원시에서의 정치구도는 생각보다 복잡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창원ㆍ마산의 대결 구도에서 진해구가 통합 창원시의 캐스팅 보트로 떠오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같은 현상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돼 출마를 꿈꾸는 인사들의 `진해 공들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70624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