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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일보 편집국장 |
이른바 `아이들의 밥`이 경남 정치적 화두로 떠오르며 논란을 벌인 지 2년 8개월이 지났다.
지난 2014년 10월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가 학생들의 무상급식비 지원예산에 대한 감사 방침을 밝히면서 촉발된 경남의 무상급식 사태.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감사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고 홍 지사는 감사발표 한달만에 학교 무상급식 보조금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경남도내 시장ㆍ군수 정책회의서는 홍 지사의 방침에 순응하며 무상급식 보조금 지원중단을 결의했다.
이에 대응해 시민단체 중심으로 무상급식지키기 경남본부가 창립되기도 했다.
2015년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경남도내 학교 무상급식 중단은 현실이 됐다.
시골 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이 교내에 솥단지를 걸고 학생들에게 밥을 해 먹이는 가슴 아픈 진풍경까지 곳곳에서 벌어졌다.
도교육청은 결국 4월부터 유상급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7월에는 시민단체 등은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를 출범시키며 소환운동에 돌입했다.
9월에는 이에 반발한 보수단체의 맞불 성격인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 운동`도 벌어졌다. 결국 9월 8일 박 교육감의 `급식예산 감사 수용` 기자회견과 함께 경남도의회의 학교급식실태 행정사무조사가 본격화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학교급식법 개정 100만명 청원서명 운동`도 시작됐다.
11월 18일 홍 지사와 박 교육감은 회동에서 `급식비 지원 실무협의 시작`에 합의했다.
그러나 박 교육감 소환운동에 나선 보수진영을 비롯한 측근들의 불법 서명이 드러나면서 여러 명의 홍 지사 측근 등이 사법처리를 받았다.
홍 지사 소환은 서명자 부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피 튀기는 양측의 주민소환 서명전은 상처만 남긴 채 무위로 돌아갔다.
2016년 1월에는 경남도의회가 학교급식 행정사무조사특위 6개월 활동을 종료하고 도내 700개 학교ㆍ87개 납품업체 비리정황을 적발했다며 일부 수사의뢰하는 발표를 했다.
경남교육청은 학교를 비리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결국 학교급식 중단 1년이 다돼가는 시점인 2016년 2월 15일 경남도 시장ㆍ군수 정책회의서 급식비 453억원 지원 최종안을 제시했고 1주일 후 박 교육감이 이를 수용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일단락됐다.
도교육청은 저소득층 식품비 337억원을 제외한 것은 잘못된 계산법이라며 도청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무상급식 지원 논란이 장기화될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1년여 동안 끌어오던 경남의 무상급식 중단 사태가 불씨를 남겨놓은 채 일단 타결됐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열거해서 그렇지, 그동안 경남에서는 이로 인해 실로 많은 일이 일어났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그러던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 문제가 홍준표 전 지사의 사퇴 2개월이 지나자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남도의회가 최근 홍준표 전 도지사 시절 중단됐던 무상급식을 회복하기 위해 도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의원들의 서명을 받은 뒤에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도청과 도교육청에 무상급식 확대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의회 박동식 의장은 "이 기회에 우리도 어느 정도의 도의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무상급식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순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현재 경남은 저소득층 자녀와 초등학교, 읍ㆍ면지역 중ㆍ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도심지역 중학교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하지 않고 있는 곳은 경남을 비롯해 대구와 대전, 울산, 경북 등 5개 자치단체다.
동지역 중학교까지 확대하면 5만 9,100여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비용은 약 27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경남도내 학교 무상급식은 지난 2010년 당시 김두관 도지사와 고영진 도교육감이 `무상급식 로드맵`에 따라 예산 비율에 합의하면서 전면 시행됐다.
식품비 분담 비율은 당시 합의에 따라 교육청 30%, 도청 30%, 시ㆍ군청 40%로 정해졌다.
이를 근거로 지난 2013년까지는 교육청 393억원, 도청 393억원, 시ㆍ군청 523억원으로 합의가 제대로 이행됐다.
그러나 홍준표 전 지사가 들어서면서 지난 2015년 도청과 시ㆍ군청은 무상급식에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다.
이 결과 도교육청이 당시 필요했던 최소의 비용인 526억원을 전액 부담했다.
그 뒤 무상급식파동 후 일단 합의로 도ㆍ시ㆍ군청이 일부 예산 분담을 하기는 했지만 도ㆍ시ㆍ군청의 분담비율이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지난해에는 교육청 61.8%, 도청 7.6%, 시ㆍ군청 30.5%였다. 올해는 총 1,200억원 규모에 교육청 62.2%(747억원), 도청 7.5%(90억원), 시ㆍ군청 30.35%(30억 3,000만원)이 분담됐다.
추가비용 확보를 위한 해답은 간단하다.
지난 2010년 합의 내용에 근거해 올해 적용을 하면 추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3:3:4 비율로 하면 교육청 441억원(30%), 도청 441억원(30%), 시ㆍ군청 558억원(40%)으로 올해 현행 예산 1,200억원에 270억원을 확보해 1,470억원이면 중학교 무상급식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경남도의회가 무상급식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친 김에 3:3:4 비율 회복도 제대로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경남도의회가 경남의 학생 무상급식 사태의 2년 8개월 동안, 홍준표 전 지사의 편에 서서 들러리 및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일부의 비난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도민과 학생들을 위한 균형감 있는 의정활동을 해 주길 바란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7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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