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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일보 편집국장 |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지난 대선 출마과정에서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키기 위한 이른바 `꼼수사퇴`의 사법적인 책임은 면했다.
이에 앞서 류순현 경남지사 권한대행 역시 이와 관련한 직무유기ㆍ직권남용 혐의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그렇지만 경남도민의 참정권을 무시했다는 비난을 함께 받았던 홍 전 지사와 권 대행, 박동식 경남도의장의 도민에 대한 책임까지 없어졌다고 보기엔 의문이 제기된다.
창원지검 공안부는 대선 출마로 인한 `꼼수 사퇴`로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책임(직무유기ㆍ직권남용)을 물어 시민단체인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가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고발한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2일 밝혔다.
시민단체는 홍 전 지사가 공무원 직무를 소홀히 하고 직권을 함부로 행사하는 방법으로 보궐선거를 무산시켰고 이는 경남도민들의 선거권과 출마자들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직무유기, 직권남용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며 고발장을 제출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홍 전 지사를 상대로 직접 조사를 하지는 않은 검찰은 도지사직 사퇴가 공무원의 구체적인 직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관계 다툼이 아닌 법리검토 대상이어서 직접 조사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에 앞선 지난 6월 홍 전 지사의 `꼼수사퇴`에 일조해 도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책임을 물어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류 권한대행을 직무유기ㆍ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 없음`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도지사직 사임이 당시 행정부지사인 류 권한대행 결제라인이 아니었고 류 권한대행이 한밤중 사임서 제출에 대해 사전연락을 받지 못하는 등 늑장통보 과정에 역할이 없었던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미 경남도민의 뇌리에서 잊혀져가는 듯하지만, 이른바 홍 전지사의 `꼼수사퇴` 전말은 이렇다.
홍 전 지사는 지난 3월 31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공직선거법상 조기대선일인 지난 5월 9일이어서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동시에 치르려면 도지사직 사임과 도지사 궐위 통보가 공직자 사퇴시한(선거일 전 30일인 4월 9일)내에 모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홍 전 지사는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할 경우, 도지사에 출마하려는 자치단체장의 줄사퇴와 함께 이에 따른 수백억원의 경남도민 혈세가 소요된다는 이유를 대며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궐선거 실시사유 통보시점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는 허점을 이용, 자신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이 머물렀던 경남지사 선거는 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결국 홍 전 지사는 공직자 사퇴시한을 불과 3분 남긴 지난 4월 9일 밤 11시 57분에야 도의회 의장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
경남선관위에 제출해야 하는 도지사 궐위 통보는 이보다 훨씬 지난 4월 10일 오전 8시께 이뤄져 홍 전 지사 후임을 뽑는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끝내 무산됐다.
류 권한대행(당시 행정부지사)과 박동식 도의회 의장이 홍 전 지사가 밤 12시 직전에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는 추측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그 시각 언론들도 경남도청과 경남도의회에 포진하고 있었으며, 이곳에는 시민단체들도 밤 12시 이전 즉각 사임서 처리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따라서 류 권한대행과 박 의장은 사표제출 시점에 각각 도청과 도의회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감시간 3분전 사표제출.
시민단체 등에서는 류 권한대행과 박 의장이 미리 준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현행 전자결재 시스템 및 전자 송부 시스템을 활용했다면, 3분이라는 시간 내에 경남선관위로 사퇴사실을 알리는데 가능한 시간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홍 전 지사는 물론, 류 대행 및 박 도의장이 함께 `보궐선거 무산 책임자`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새 정부가 들어서고 각종 지방정책이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경남의 수장은 선출직이 아닌 `대행`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지난 6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개최한 청와대 시도지사 간담회에 입장하는 과정에서도 류 대행의 얼굴은 카메라 앵글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선출직이 아닌 `대행`의 신분이었기에 당당히 앞줄에 서서 입장할 수 없는 형편이었을 것이기에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도민들의 자존심도 구겨졌다.
현재 정부에서 발표하는 각종 정책 및 선정에 `경남`의 이름이 오르는 것은 이미 수년전부터 추진했던 사업들이다.
그렇다면 지금 도지사 공백에 따른 피해는 내년, 아니면 수년 후에 나타날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경남은 도민의 수장과 얼굴이 없어진 채로 14개월여를 보내야 된다.
따라서 이러한 사항이 선거비용 절감을 비롯한 사법적인 `혐의 없음` 책임만으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꼼수사퇴`의 도민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과 전례에서 `홍준표ㆍ류순현ㆍ박동식` 이라는 이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72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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