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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일보 편집국장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 지원을 중단하면서 불거졌던 학생 무상급식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 재임 시에는 도교육청과 시민단체를 제외하고는 쥐죽은 듯 조용하던 무상급식 문제가, 홍 지사가 지난 4월 9일 대선 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사퇴하고 나자 무상급식 확대 주장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주로 경남도의회에서 제기됐다.
홍 대표가 재임 시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이 이 문제와 관련, 앞장서 경남교육청을 공격했었다.
경남도의회 박동식 의장은 지난 6일 후반기 의회 개원 1주년 기자회견에서 "도의원들이 무상급식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도청, 도교육청 양 기관과 도의회가 협의해 무상급식 확대 문제를 의논하겠다"며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한다면 어렵지 않게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자유한국당 황대열 의원은 지난달 29일 도의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17개 시ㆍ도 중 12개 시ㆍ도에서 중학생까지 무상급식을 이미 하고 있다"며 "우리 도도 당사자 격인 도교육청, 시ㆍ군과 협의해 중학생이 급식으로 인한 불편함이 없도록 도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박 의장의 기자회견과 함께 정의당 소속 여영국 도의원은 "도지사가 없는 경남에서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시행할지는 무상급식을 중단한 경남도와 이를 지지하고 옹호한 경남도의회의 90%를 구성한 자유한국당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중단되고 왜곡된 경남의 무상급식 역사를 바로잡고 원상회복하는 것이기에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결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경남지방의원협의회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 도와 도교육청이 합의한 `무상급식 기본계획`을 기본으로 식품비 분담률을 재조정해야 한다"며 "(그 뒤에) 동 지역까지 무상급식이 전면 확대되도록 도ㆍ교육청, 시ㆍ군이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환경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도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의 사과와 무상급식 문제 완전해결을 위한 4자협의체 구성을 촉구해 중학교까지 무상급식 확대 여론에 불을 지폈다.
경남교육청도 중학교까지 무상급식 확대를 위해 재원 부담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지난 5일 취임 3주년을 맞아 "학교급식에 드는 식품비를 교육청 30%, 도 30%, 시ㆍ군 40% 비율로 부담하면 중학교까지 무상급식 확대가 가능하다"며 2010년 당시 도와 도교육청이 합의한 3(도):3(도교육청):4(시ㆍ군) 부담비율 원상회복을 기원했다.
올해 경남의 무상급식지원 비율은 전체 급식비 기준 비율로 볼 때 2,550억중 도교육청 2,097억(82.2%), 경남도 91억(3.6%), 18개시군 362억(14.2%)로 지자체의 지원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전국 기초지자체 평균 분담률 14.8%와 경남(14.2%)이 비슷하지만, 광역 시.도 평균 25.1%에 비하면 경남도(3.6%)는 현저히 낮은 분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무상급식 중단의 파란을 일으키고, 재원 분담비율 조정의 열쇠를 쥔 경남도는 피동적인 입장이다.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려면 수백억원의 예산이 수반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무상급식 문제를 도의회에서 중재하려는 것을 안다"면서도 "도교육청이 주체인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도에서 주도적으로 안을 내놓기는 어렵고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백억원의 예산이 드는 중요한 정책을 도지사 권한대행체제에서 결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새로운 도지사가 선출돼야 구체적 논의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조심스럽게 흘리고 있다.
경남도는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적자성 서민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쇄하고, 학생 무상급식비를 지원중단하면서 도의 부채를 모두 갚았다고 호들갑을 떨며 홍 전 지사의 치적으로 삼았다.
서민과 학생을 상대로 하는 정책을 경제 논리에 대입해서는 안된다. 순기능 적자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에 이은 미비한 분담률 책정 등은 홍준표 전 지사를 비롯해 이에 묵시적으로 동조한 경남도의회가 원인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경남도는 분담률을 높이는데 있어 `권한대행체제`를 핑계거리로 삼지 말아야 한다. 경남도민이 도지사 보궐선거를 막은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 책임을 따진다면 홍 전 지사는 당연하거니와, 류순현 권한대행(당시 행정부지사), 박동식 도의회의장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더 늦기전에 結者解之 차원에서라도 경남도와 도의회는 물론, 자유한국당에 이르기까지 적극 나서 `경남 아이들의 밥` 문제를 예전의 수준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경남 도민들은 내년 있을 지방선거에서 이 문제를 표심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7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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