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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열 / 사)한국야생화협회 회장 |
이번 시간에는 원추리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야기를 알아본다.
◆전라도 함평고을에 초빈굴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그 고을에는 당화라는 여인이 시집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이를 낳기만 하면 딸이었다.
7대 독자인 집으로 출가했는지라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아들을 보지 않으면 안 될 판이었다.
"애야, 아랫마을 점쟁이한테 가 보거라. 아주 용하단다", "애야, 불갑산에 있는 도사한테 가 보거라"
용하다는 의원은 다 찾았고 약이란 약은 다 먹었지만 소용없었다.
급기야 시어머니는 작은 마누라를 얻으라고 아들을 타박했다.
"어머니, 저는 절대로 그럴 수는 없어요", "오냐, 이놈아, 정 그렇다면 이 에미가 죽으마"
시어머니는 그날 밤 집을 나가 버렸다.
"어머니, 안돼요, 차라리 제가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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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추리`. |
당화도 시어머니를 부르며 찾아 나섰다가 아들을 병아리처럼 달고 다니는 여인을 만났다.
"당신의 아들입니까?", "예, 그렇답니다", "어떻게 해서 저렇게 많은 아들을 낳았나요?", "예, 제가 꿈속에서 이상한 노인을 만났는데…원추리를 캐다 말려서 몸에다 지니고 다니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기에…"
그 말을 듣고 당화는 집으로 돌아와 그 여인의 말대로 하자 정말 아들을 낳았다. 그러자 딸네 집에서 살던 시어머니가 제일 먼저 달려왔다고 한다.
그 후로 이 지역에서는 원추리를 의남초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다.
◆옛날 어버이를 여윈 것을 늘 슬퍼하며 그리워하던 두 형제가 있었다. 그들은 슬픔에만 잠겨 도무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늘 눈물로서 나날을 보내기만 했다.
어느날 형이 생각하기를 이렇게 슬픔만 계속돼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어버이의 무덤에 시름을 잊게 해주는 원추리를 심어서 이 슬픔을 잊어야겠다고 생각해 동생과 의논했다.
동생은 슬픔을 잊으려면 어버이를 잊어버리는 것이 되므로 나는 못하겠다고 말해 오래 기억되는 자완을 심었다. 그러나 형은 시름을 잊는다는 원추리를 심고 보니 곧 시름을 잊을 수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92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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