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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열 / 사)한국야생화협회 회장 |
이번 시간에는 강원도에서 유래된 동자꽃에 숨은 이야기를 알아본다.
먼 옛날 깊고 깊은 강원도 산골짜기에 조그만한 암자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스님 한 분과 어린 동자가 살고 있었다. 어린 동자는 스님이 마을에 갔다가 부모를 잃고 헤매는 것을 불쌍히여겨 데려온 아이였다.
강원 지방에는 겨울이 유난히 일찍 찾아온다고 해서 가을 추수도 다른 곳보다 훨씬 빠르게 한다. 동짓달 무렵, 겨울 채비가 덜된 것을 걱정한 스님은 어린 동자와 겨울을 보낼 준비를 하기 위해 마을로 내려갔다.
단숨에 마을에 갔다 온다고 동자에게 이르고 암자를 나섰지만 험한 산간 지역이었으므로 몇 십리를 가야 겨우 인가를 볼 수 있었다.
스님은 허겁지겁 준비를 했지만 하루해는 짧기만 했다. 그런데 스님이 산을 내려온 뒤 산에는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해 저녁 무렵에 이르러서는 눈이 한 길이나 쌓이고 말았다. 도저히 암자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스님은 그저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강원 지방은 겨울에 한번 눈이 쌓이면 겨울 내내 녹지 않고 있다가 늦은 봄 4~5월이 돼야 눈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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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자꽃`. |
암자의 어린 동자는 눈이 많이 와서 스님이 못 온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어린 동자는 추위와 배고픔을 참으며 마을로 내려간 스님이 이제나저제나 오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스님이 내려간 언덕만 바라보던 동자는 마침내 앉은 채로 얼어 죽고 말았다.
마을에 머물고 있던 스님도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드디어 추운 겨울도 지나가고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했다. 스님은 서둘러 암자를 향해 길을 떠났다. 암자에 도착한 스님은 마당 끝 언덕에 오뚝하게 앉아서 죽은 동자를 발견했다.
스님은 동자를 바로 그 자리에 곱게 묻어줬다.
그해 여름이 되자 동자의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났다. 그리고 한여름이 되니 꼭 동자의 얼굴같이 붉은색의 꽃들이 마을로 가는 길을 향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사람들도 죽은 동자를 생각해 이 꽃을 동자꽃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19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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