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에 대한 경남도민의 민심 이반 현상이 `심상치 않은 정도`를 넘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 여당이 최근 경남에 약속한 것 중 어느 한 가지도 지켜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민심 이반 현상은 대체로 여 성향의 보수사회인 공직사회에서도 여과없이 표출되고 있다.
28일 밀양시청의 한 공무원은 "정말 정부가 원망스럽다. (개인적으로) 표를 찍었는데, 이제는 도시락 싸들고 말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정부 여당이 표를 의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핑하고 있는 것이 꼴불견을 넘어 허탈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경남은 정부 여당의 기획에 따라 지리산에서 발원하는 남강댐의 물을 수백 킬로에 달하는 관로를 묻어 부산에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서부경남권 도민들이 이에 대해 수 차례에 걸쳐 발끈하고 나서자 정부 여당은 (관련) 예산편성을 슬그머니 미룬 채 지켜보자는 형국이지만 아직도 그 카드는 살아있다.
진주 혁신도시를 완성할 마지막 화룡정점 `LH본사 이전` 에 대해서도 아직도 전북의 눈치를 보면서 어정쩡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주 시민을 비롯해 경남도민들은 정부에 대해 연일 `LH` 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불투명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다 경남도민들이 염원하는 `밀양 신공항`도 사실상 무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여 정부의 최종 발표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정부는 세 차례에 걸쳐 신공합 입지를 미루다 지난 23일에야 부랴부랴 현지실사단을 꾸려 입지 선정 기준으로 경제성을 최우선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김해시민들도 정부 여당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출신 시장과 민주당 다수 시의회를 만든 김해지역 주민들은 "한나라당이 김해 정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푸념하고 있다. "한라당 스스로가 서울서 버렸던 김태호 카드를 김해에서 내밀면 통할 것으로 안다"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국내 유수의 한 일간지가 한나라당 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차기 총선 결과예측에 대해 비관적인 데이터를 담은 보도를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 성향의 모 일간지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 지역구 의원 122명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현 171석에서 129석으로 여소야대 형성"이 예측된다고 보도된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 집권 5년차에 치러지는 내년 4월의 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150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조사는 이달 중순부터 지난 26일까지 실시됐다.
다수의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얻을 의석과 관련해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응답 의원 122명 중 80명(66%)이 한나라당 의석수가 과반에 못 미칠 걸로 내다봤다.
이들 중 14명은 80~100석, 19명은 101~120석, 23명은 121~130석, 24명은 131~149석 정도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예측이 현실화돼 내년 총선 결과 여소야대가 될 경우 집권 말기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정국은 2013년 대선정국으로 급속히 쏠려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총선에서 과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 의원들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응답 의원 122명 중 99명(81%)이 "민심이 나쁜 편"(88명ㆍ72%), 또는 "매우 나쁘다"(11명ㆍ9%)고 했다. 부산ㆍ경남, 대구ㆍ경북 출신 의원(50명)들 중에서도 38명(76%)이 민심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경남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 여당이 표를 의식, 미래 국가발전을 좌우할 중요한 프로젝터를 포기한다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정부 여당에 주어질 것이라는 경남도민들의 지적은 이런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
/김동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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