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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1/21  창원일보
[이상호 칼럼]
세계에 유례없는 권력기구 공수처

`전략과 전술` 저자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해진 법을 어기고 잘못을 저지르면 처벌을 받는다. 가령 갑(甲)이 술에 취해 친구 을(乙)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돌로 머리를 쳐 을(乙)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그러면 갑(甲)을 그냥 체포해서 교도소에 보내는 것이 아니고 갑(甲)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갑(甲)의 무죄추정의 원칙(헌법 제27조 4항, 형소법 제275조의 2)에 따라 검사는 유죄임을 입증하기 위해서 증거를 수집해 법원에 제출해서 법원에서 (원고는 검사가 되고 피고는 갑이 돼) 증명을 해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면 그때서야 갑을 교도소에 보낸다. 이렇게 갑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수사권이라 하고 이렇게 조사, 수사한 자료를 가지고 법원에 가져다 주는 권한을 기소권이라 하며 이러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지휘 명령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검찰이다. 그런데 검사 자신이 범죄를 저지른다거나 검사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할 때 대충 한다거나 자료를 제대로 법원에 넘겨주지 않으면 처벌을 할 수가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뇌물수수)에 대해 일부 범죄가 무죄이고 나머지 범죄는 공소시효가 지나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이는 검찰이 애초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1차와 2차 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나머지 범죄도 공소시효가 지나기 전에 기소를 할 수 있었고 법원도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었는데 검찰이 제 식구 감싸기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처벌을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검찰이 모든 권력(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가지고 있는 구조 탓으로 그 누구도 검찰을 견제할 수 없다 보니 독립기관인 공수처를 신설해 검찰을 감시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주장 하에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공수처 관련 법안을 기본으로 해서 윤소하 정의당 의원의 대표발의한 4+1협의체의 합의안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 권은희 의원 대표발의안의 발의 이후 국회 패스트트랙을 통해 법사위를 통과하면서 지난해 12월 27일 본회의에 상정됐고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 7월에 정식으로 고위공직자의 범죄행위를 별도로 수사, 기소하는 공수처가 일을 맡게 된다.


그러면 공수처에 대해 정치계와 학계의 반응을 보자. 먼저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무소불위의 검찰을 개혁하기 위해 만든 공수처가 또다시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 되면 언젠가 또다시 공수처 개혁안도 만들어야 한다며 청와대와 민주당이 굳이 이런 법을 왜 만드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고 금태섭 의원은 공수처 설치는 검찰 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공수처는 새로운 권력기관을 만드는 것이고 글로벌스탠다드에 맞지 않으며 악용될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이호선 국민대 법대교수는 중국의 국가감찰위원회보다도 못한 것이 공수처라며 단행 법률로 둘 수 있는 단독 행정기관은 위원회 형식이어야만 하는데 공수처는 위원회가 아닌 처의 형식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처장의 단독 지휘를 받는 등 삼권분립에도 위반된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감찰위원회는 기소권은 없고 수사권만 있으면서 반부패위원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공수처는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하면서 기소권까지 있어 결국 대통령 직속 사찰 수사기구가 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치계와 학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결국 공수처는 입법, 행정, 사법을 초월하는 초헌법적 기구가 돼 절대 권력을 갖게 되고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고 독재로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면 외국의 사법기관들과는 어떠한지 비교해보자. 먼저 베네수엘라는 비밀경찰(SEBIN)이라는 부패감시기구가 있다. 비밀경찰(SEBIN)은 차베스와 니콜라스 마두로가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 기관이고 중국은 공안부, 북한은 보위부라는 일당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있다.


홍콩은 염정공서(ICAC)가 있는데 1974년 2월에 설립해서 1997년 이전까지는 영국정부의 관할 하에 신뢰받는 기구였으나 중국 정부로 반환된 이후 정적(政敵:정치적으로 대립 관계에 있는 사람)을 숙청하는 기구로 변질돼 신뢰도를 잃고 있다. 조사대상은 공무원 등 공직에 의한 비리나 부정 민간기업의 경우 경영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수사 및 단속을 실시할 수 있고 영장이 없어도 부패혐의자의 체포가 가능하고 필요시 권총 등 무기를 휴대할 수 있으며 기소는 법무부 소속 검사가 담당한다. 그리고 싱가포르 탐오조사국(CPIB)도 홍콩과 마찬가지로 영장 없이 체포, 수사가 가능하며 기소사건은 증거와 함께 검찰청에 송치하고 기소는 검사가 결정해 이 두 나라(홍콩, 싱가포르)의 부패감시기구는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권은 가지고 있지 않다.


반면에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 일부 기소권 모두를 가지고 있고 법무부의 지휘감독도 받지 않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검찰과 경찰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착수할 때 공수처에 사전 보고를 해야 하고(공수처법 24조 2항) 해당 수사를 할지 말지 여부는 공수처가 판단하게 되므로 공수처와 검찰의 갈등과 충돌은 예상되지만 검찰도 공수처를 견제할 수 있는 만큼 사법부 단독의 절대적인 권력이 나눠져 상호견제가 가능해 공수처는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아무튼 며칠 있으면 설날이다. 340만 경남도민 독자 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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