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노선을 둘러싼 도내 시ㆍ군 갈등이 이어지는 등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발단은 창원시가 지난해 12월 서부 경남권 중심도시인 진주시가 아닌 중부 경남에 속한 함안군을 지나 통영으로 가는 노선 변경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낸 것이다.
이로 인해 진주시ㆍ통영시ㆍ거제시ㆍ고성군 등 서부 경남권은 창원시 노선 변경안이 알려진 후부터 벌집을 쑤신 분위기다.
해당 시ㆍ군은 창원시 안이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남부내륙철도 건설 취지와 어울리지 않고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극렬하게 반대했다.
해당 시ㆍ군 단체장, 국회의원, 지역 경제계는 "창원시가 남부내륙철도 사업을 수수방관하다 건설이 확정되고 나니 밥상에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며 비난했다.
서부 경남권 4ㆍ15총선 예비후보들도 앞다퉈 원안 추진 입장을 밝히면서 남부내륙철도 노선 변경 갈등이 서부경남권을 중심으로 총선 이슈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후 진주시를 중심으로 서부 경남권이 진주역을 통과하는 원안 추진을 내세우며 반발하면서 지난 5일 정중채 진주시 도시건설국장은 "남부내룩고속철도 사업은 노선이든 그 무엇이든 창원시가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남부내륙철도는 경남도와 서부경남 지자체, 국회의원, 지역주민이 수십차례에 걸쳐 줄기차게 정부 등에 건의하고 대통령과 경남도지사, 진주시장의 공약으로 채택돼 성사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창원시가 끼어들기 식으로 노선변경을 주장해 성과를 가져가려고 한다"며 "도민화합을 해치고 시ㆍ군간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가 경남의 수부 도시다운 행동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남부내륙철도 사업에 창원시는 끼어들지 말라"는 전날 진주시 주장을 재반박하는 기자회견을 6일 열었다.
최영철 안전건설교통국장은 ▲`남부내륙철도 노선이 이미 확정됐다`는 진주시의 주장에 대해 국토부가 오는 11월까지 남부내륙철도 노선, 운행 횟수, 정차역 등을 결정하는 기본계획용역을 수립중에 있다면서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뒤늦게 창원시가 끼어들기 식으로 노선변경을 주장한다`며 진주시의 주장에 대해 의도를 매도하고 쟁점화하는 진주시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나타내면서 "국토부가 창원시를 포함해 남부내륙철도 사업에 연관된 시군에 의견을 내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창원시는 절차에 따라 의견을 냈을 뿐이며 노선 결정 권한은 국토부가 가지는 것이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남부내륙철도는 경남의 경제 활성화와 동반성장을 가능하게 할 아주 중요한 사업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시행되는 사업인 만큼 경남지역 전체에 균형적인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불필요한 논쟁으로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 아니라 경남의 밝은 미래를 그리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 국장은 "남부내륙철도는 4조 7,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운행 시 적자를 예측했다"며 "합리적인 노선으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주시가 극렬하게 반발하는 것은 오히려 창원시 안이 더 타당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부내륙철도는 기존 계획대로라면 김천∼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를 거친다.
진주를 통과하는 이 구간은 서부 경남 쪽으로 치우쳐 약간 구부러진 형태다.
창원시는 대신 김천∼합천∼함안 군북∼고성∼통영∼거제 구간으로 노선을 바꾸는 안을 지난해 말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렇게 중부 경남 쪽으로 노선을 바꾸면 기존 안보다 거리는 10㎞, 공사비는 2,000억원가량 줄일 수 있다는 전문기관의 검토가 있었다고 창원시는 전했다.
또 경남 중ㆍ동부권 이용객이 늘어나는 등 남부내륙철도 수혜 폭이 커진다고 창원시는 설명했다. 노선이 진주를 지나지 않는 문제는 복합열차를 운행하면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 창원시 논리다.
함안 군북은 진주∼창원(마산)을 연결하는 기존 경전선이 지난다.
최종 목적지가 다른 열차를 이어붙인 복합열차를 운행하면 함안 군북에서 열차가 2개로 분리되면서 경전선을 타고 진주, 창원(마산) 양쪽으로 모두 갈 수 있다. 다만 서울∼진주 운행 시간은 기존 2시간 10분에서 2시간 20분으로 10분 늘어난다.
반면 서울∼마산은 2시간 35분에서 2시간 15분으로, 서울∼거제는 2시간 40분에서 2시간 35분으로 줄어든다고 창원시는 밝혔다.
한편 서부경남과 창원시가 남부내륙철도 노선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간의 입장도 나올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ㆍ황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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