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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7/08  창원일보
[안태봉 칼럼]
누구에게나 천분(天分)이 있다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자기 직분(職分)을 내세우는 게 있는데 이를 두고 천분이라 부른다.
 

또한 타고난 재질이나 분복(分福)을 천분이라고 한다. 문과를 졸업한 사람이 나중에 법관이 된다거나 국문과를 나와 교수나 선생으로서 역할을 다할 줄 알았는데 공동어시장에서 일을 하는 것 등을 보면 자기 출신학과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수없이 보았다.
 

전공을 매우 충실하게 하는 사람들 중에는 한의사, 의사, 판사, 변호사, 교수, 교사 등도 있다.
 

본 위원이 시를 쓰게 된 동기도 우리집 셋방에 들었던 박 모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고 지금은 별세하셨지만 부산사범대학을 나오신 임 모 선생에게 줄 글을 보여주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퇴고(堆敲)를 받고 그것을 가지고 시를 짓는데 여념이 없었다.
 

임 선생님은 매우 온화하셨고 시를 써서 보여만 줘도 어린 나에게 희망과 행복감을 안겨 주셨다.
 

이게 천분이 아니고 무엇인가. 본 위원은 일찍부터 임 선생을 만났기에 오늘과 같은 시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나는 정치외교학과를 공부했고 나중에는 문학과 전혀 관계없는 사회복지과를 선택해 대학 생활을 영위했지만 지금은 시인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하기에 전공과목과는 전혀 다른 길로 가고 있음을 본다.
 

옛말에 가빈사양처(家貧思良妻)하고, 국난사양상(國亂思良相))한다는 말이 있다.
 

`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훌륭한 신하를 생각한다`는 이 말은 하나도 틀림이 없다.
 

무려 35조원이 넘는 추경예산을 여당 단독으로 5일만에 처리했다. 나라가 이렇게 막 나가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피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간 철인3종의 유망주 최 모 양이 자기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그만 목숨을 저버렸다.
 

이 소녀는 철인3종 경기를 자신의 천분으로 삼았기에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였다.
 

그런데 학교, 올림픽위원회, 경찰서, 고충위원회 등 자기의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는 바로 천분을 살리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경우라 하겠고 본 위원 역시 이런 것들을 수없이 봐왔기에 더욱 더 그러함을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천분은 자기 자신을 낮출 줄 알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본성(本性)을 보는 것이나 진배없다.
 

신심명(信心銘)이란 도서가 있는데 이 책 서문에 실린 문장이 지금까지 나를 부여잡는다.
 

귀근득지(歸根得旨)하고    
 

수조실종(隨照失宗)한다.
 

근원에 돌아가면 뜻을 알고   
 

비침을 따르면 종취를 읽는다.
 

그렇다. 무엇이든지 간에 천분을 알지 못하면 예나 지금이나 자신의 이탈을 보는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 발심수행장에는 "사람의 생각은 어디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어디를 가나 하더라도 사람은 자신보다 소중한 것을 찾아낼 수 없다. 또한 자신이 소중한 것을 아는 자는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된다" 너무 멋진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천분을 이해하고 행동한다면 두려워 할 것이 전혀 없다.
 

미래의 나를 보려고 하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다 알 수 있다.
 

천분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이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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