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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질을 높이려면…
1. 음담패설과 유머를 착각하지 말라.
2. 가급적 고상한 말을 골라 써라.
3. 스스로의 인격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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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사무실 길 건너편에 구두를 닦는 부부가 있다. 비둘기집처럼 작고 귀여운 구두 수선 부스를 만들어 놓고 유리창엔 거창하게 `구두병원`이라고 써 붙여놓았다.
옛날에는 구두닦이라고 천시했던 이 직업이 요즘은 구두미화원으로 바뀌었는데 이 부부는 자신들의 일터를 `구두병원`이라고 스스로 격상시킨 것이다. 필자는 그 구두병원에 갈 때면 "병원장님, 제 구두가 병이 났습니다. 사무실에 있을 테니 치료가 끝나면 간호부장님을 보내주시겠습니까?" 라고 말한다. 그러면 구두병원장은 입이 귀에 걸리도록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긴다.
인간이 땀 흘려 노력하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직장에서 직급과 연봉이 올라가고, 사업이 번창하고, 인기가 높아지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에는 한계가 없는 법이며 높은 위치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제아무리 사업이 번창하고 인기가 높아진다 하더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지 못하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자신이 하는 일이 남 보기엔 하찮은 것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긍지를 가지면 보람과 행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처럼 행복은 산 너머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 있는 것이다. 이 구두병원장과 구두간호부장 부부처럼 자신들의 직업에 긍지를 갖는 것에서 행복은 꽃피는 것이다. 옛날에는 청소부라고 하던 직업이 오늘날엔 환경미화원으로, 천한 직업의 대명사였던 하녀가 식모로, 식모가 가정부와 파출부로, 그리고 오늘날엔 당당하게 가정관리사로 자리 잡지 않았는가. 그 누구도 남의 집 가사를 전담하는 가정관리사를 우습게보거나 천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가정관리사는 당당한 전문직업인 것이다. 보험아줌마라고 불릴 때는 격이 떨어졌는데 라이프 플래너로 부르니 격도 올라가고 전문 직종의 냄새가 풍겨 고학력 여성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취업하게 된 것이다.
옛날 중매장이라면 거간꾼이라는 낮은 신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매장이를 요즘은 웨딩 플래너로 부르며 웨딩업체는 당당한 전문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 않은가. 뿐만 아니다. 노처녀라고 하면 시집도 못간 팔자 센 여자, 부모 속이나 썩히는 지지리 궁상으로 매도당했지만 골드미스로 부르니 얼마나 당당하게 느껴지는가 말이다. 유부남, 유뷰녀도 별 어감이 좋지 않았지만 품절남, 품절녀로 부르니 훨씬 격이 있게 들린다.
필자의 아내는 희귀한 재주를 갖고 있다. 아내의 후각은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 어떤 냄새든 기가 막히게 잘 잡아내는 고성능 초능력 후각(嗅覺)의 소유자이다. 어떤 냄새이든 아내의 코에 걸렸다 하면 꼼짝 달싹을 하지 못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단 둘이 앉아 있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면 필자를 방귀의 주범으로 몰아붙이는 것이다. 아-니, 단 둘이 있는데 뀐 방귀를 안 뀌었다고 잡아떼겠는가? 그래도 아내는 한사코 필자를 진범으로 몰아붙이는 데야 억울하기가 싱글이다. 짝이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아내의 코를 냄새 잘 맡는 개코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느냐구! 그래서 붙인 별명이 `푸들 노우스`이다. 개 중에서도 귀여운 푸들의 코라고 하면 듣기가 좀 좋은가! 품격이 있는 사람은 언어의 질이 다르다. 당신이 진정 타인에게 존경받기를 원한다면 언어의 질부터 높이라. 언어의 질을 높일 때 삶의 질도 높아지고 행복이 당신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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