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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7/13  창원일보
`직장내 혐한 괴롭힘` 처음 인정한 일본 사법부

일본 오사카 지방법원이 최근 혐한(嫌韓) 문서 등을 배포해 재일 한국인 사원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혐의를 인정해 부동산 기업인 후지주택에 110만엔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일 한국인 여성은 회사가 혐한 조장 및 일제 식민지 역사왜곡 등이 담긴 각종 문서를 사내에 배포한 행위로 고통을 받았다면서 2015년 8월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5년 만에 일부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재판부는 "국적에 의해 차별적 취급을 받지 않는다는 인격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위법하다"고 밝혔다. 직장에서의 `민족차별적 괴롭힘`을 인정한 첫 일본 사법부의 판단이다. 아직은 일본 지방정부 차원이긴 하지만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ㆍ혐오 발언)를 포함한 혐한 행위에 대한 규제 조치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오사카시가 헤이트 스피치 조례에 근거해 혐한 발언을 한 극우 인사의 실명을 공개했는가 하면, 혐한 시위에 벌금을 물리는 가와사키시의 조례가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소중한 발걸음들이다. 이런 뜻 있는 움직임이 일본 중앙정부를 포함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길 바란다.
 

후지주택의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후지주택 소송도 그렇고 가와사키시 조례의 경우도 그렇고, 수년간 고군분투해온 재일 한국인 여성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도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한일 정부 간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위안부와 강제징용 배상 등 과거사 문제는 출구를 못 찾고 있고 1년전 우리나라에 대한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등 경제보복을 계기로 갈등은 더 증폭된 상황이다. 이에 맞서 국내에선 일제 상품 불매와 관광 자제 운동이 전국을 뒤덮었고 그에 비례해서 일본 내 혐한 움직임도 거세졌다.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한 아베 정부가 이를 암암리에 부추기고 조장해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코로나 대응 논란과 검찰청법 개정, 전 도쿄고검장 마작스캔들, 전 법무상 부부 돈 선거 의혹 등으로 사면초가 상황에 처해 있어 그럴만한 유인은 충분하다. 도쿄와 오사카 등 일부 지역 시민들이 혐한 반대 시위에 나서기도 하지만 아직은 가녀린 몸짓들에 불과하다. 뭣보다 뒷받침해줄 세력이 없다. 세습 수준의 자민당 일당 지배에 눌려 야당들의 존재감이 없는 데다 비판적 언론도 드물고 시민단체들도 취약한 탓이다.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일본 내 극우 세력의 퇴행적 행태를 바로 잡을 주체는 양식을 지닌 일본의 시민들이다.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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