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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원논설위원/경희대학교 교육협력 중앙병원 특임이사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관련 법 집행의 두려움과 사고 예방을 위한 각고의 노력 중 특히 다각도의 전담조직 구성, 생산현장의 위험성평가(audit) 및 점검(check)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지속해서 줄지 않고 있으며, 현행 여러 가지 안전 또는 방호장치 등 설비중심의 안전관리에 한계점이 대두되고 있다. 작업 중 발생하는 불안전한 행동에 의한 여러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사람중심안전으로 방향전환의 안전정책 추진단계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시설이나 설비의 시스템안전에 첨단의 IOT, AI 활용 위험요소 관리체계 연구가 많이 진척되어가고 있고, 아울러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이 산업재해 발생 직접 원인의 90% 내외를 아직도 차지하고 있어, 첨단관리기능과 행동과학의 원리를 적용하여 불안전한 행동을 안전행동으로 변화시키는 자기주도형 안전프로그램으로 과거 많이 활용되어온 행동기반안전(behavior-based safety)과 이를 보완한 사람기반안전(people-based safety) 방식을 추진함에 안전의 책임과 책무성의 차이를 들여다보자. 두 방식의 큰 차이점은 행동기반안전은 단지 관찰행동 중심, 대인 코칭, 습관이 이상적이지만 사람기반안전은 관찰행동과 비관찰행동도 포함하고, 대인 및 자기코칭 개념에 챙김의 동력이 우선되는 조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자는 생각, 인식, 성격, 태도 등의 해결가능성 낮고 후자는 해결가능성 높으며, 또 다른 방향의 책무와 자기 주도적 책무의 차이일 수도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관련 영국의 `기업과실치사법`과 비교하면 제정 목적은 비슷하지만 보호 대상에서는 국내법은 종사자 및 시민이고, 영국법은 명시돼 있지 않다. 의무 주체에서도 국내법은 개인 및 법인ㆍ기관이고 영국법은 기업 중심이다. 처벌규정에서도 전자는 개인은 징역, 벌금, 법인은 벌금부과이고, 후자는 개인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고 법인 등에 벌금 규정이 있다. 또 하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재해발생 전 대응방안과 재해 발생 후 대응방안으로 구분하여 재해발생 전 단계는 기업의 의무와 책무성이 크고 재해발생 후 단계는 사고에 대한 초기 수사대응과 재판 관련 사실관계 파악과 효과적인 대응전략의 기술적, 법리적인 조치가 수반된다. 의료분쟁 사건에서 과거는 어떤 의료과실이 간호사의 직접 행위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의사의 지시ㆍ관리ㆍ감독을 받는 업무라면, 의사에게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러한 일반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판례도 등장하고 있어, 간호행위의 유형에 따른 책임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내지는 입법상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책임 없는 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듯, 어떤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 당사자에게 그 책임에 걸맞은 권한과 지위가 주어져야 할 것이고, 그 책임 있는 행위 당사자는 권한에 합당한 업무 전문성과 책임감을 느끼고 업무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 개정된 의료법과 법원 판례의 입장은 그러한 변화를 벌써 우리 사회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으로 간호행위 관련 의료분쟁의 연구 사례에서도 비슷한 유형을 볼 수가 있다.
사고 발생 관련 재해를 낮추기 위한 안전전략 중에서 사람중심안전이나 행동기반안전의 전술을 추진함에 의무(책임)과 책무성(책임의식)의 차이도 분명 구분되고, 그 의미가 가지는 행동과 태도의 모호함에서 한계의 정의가 있어야 법적 논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
작업자의 `불안전 행동`에 대한 책임(의무, responsibility)은 사회적 의식, 사회/시스템 관점에서 그 맥락을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하나의 특정 상황이나 맥락에서 "~해야 한다"고 사회적으로 공유된 인식에 토대를 둔 것이다. 법이나 안전규정과 규칙, 안전행동, 관습 등이나 관행적으로 정하는 사고와 행동 기준, 일터 사회적 역할에서 요구하는 것 등을 따르는 것이다. 곧 사회적 관계에서 정의할 수 있는 의무(responsibility)이다. 책임은 특정 결과나 그 결과를 얻는데 필요한 당위적 요구나 요청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무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사회가 요구하는 구성원의 심리상태는 책임감일 것이다. 그러면 `불안전 행동`에 대한 책무성(책임의식, accountability)은 개인적 의식, 구성원/행위자의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책임을 부여받은 행위자(사회 구성원)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수용하고 실행하는 주체는 어떤 의식을 가져야 하나? 이에 필요한 것이 개인적 의식이다. 즉 그 책임을 갖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개인적 의식(accountability)은 특정 현장상황이나 행동안전 맥락에서 정의된 책임에 따라 실제 업무수행 요구나 요청에 맞게 행동해야 할 의무에 대해 작업자가 갖는 주체적 의식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주체적 의식은 외부의 요청이나 요구되는 책임을 수용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따라서 Responsibility는 책임, Accountability는 책임의식으로 번역함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학자 의견에 공감한다. 생산현장에서 `불안전 행동`에서 `안전한 행동`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의무가 필요한데 기업은 책임을 부여해 의무가 이행되기를 바라고, 작업자는 책임의식을 통해 그 의무를 잘 수행하겠다는 심리로 대응하는 것이다. 안전행동도 R&R에서 이제는 R&A가 필요하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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