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인교 부국장
/제2사회부(함안주재) |
함안군 대산면 대사리에서 자기 가마터가 발견돼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본지 6월 17일자 1면 보도>
지난 16일 대산면의 대사리 발굴현장에서는 조선시대 분청사기 가마 1기, 폐기장 2개소 등과 폐기된 토기 파편 등 유물들이 여럿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유물들로 보아 대사리 가마터는 조선 중기 조정에 필요한 자기들을 생산, 공급하는 자기소(磁器所)임이 확인됐다. 자기소(磁器所)는 자기(磁器)를 생산하던 소(所)이다.
소에서는 자기를 생산해 조정에 공납했다. 소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각종 수공업품이나 광산물ㆍ수산물ㆍ농산물 등을 생산하던 행정단위이다.
그러므로 자기소는 관청의 일종이었던 셈이다.
세종실록에는 "15세기경 전국에 139개의 자기소가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경기도에 14곳, 충청도에 23곳, 경상도에 37곳, 전라도에 31곳, 강원도에 4곳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대사리 자기소는 경상도 37곳 중의 하나인 셈이다.
그러면 왜 대사리일까.
왜 함안일까.
관련 학계에서는 조선전기에 운영된 가마들은 생산이 원활하고 만들어진 그릇을 도성으로 운송하기에 편리한 지역에 자리했다고 말한다.
바로 여기에 대사리 자기소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는 키(key)가 존재한다.
오늘도 대사리에서 약 6km 지점에는 남강이 있다.
남강은 남덕유(1503m)에서 발원해 경남 함양군과 산청군을 스쳐 진주시 진양호를 거친 뒤 하류부에서 함안군 군북면과 법수면, 대산면을 끼고 흐르다 마지막으로 대산의 합강정에서 낙동강과 합해지는 낙동강의 지류이다.
함안지역에서 생산된 토기나 자기가 남강과 낙동강등의 물류를 통해 타 지역으로 수송됐음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아라가야 토기가 일본 각지에서 발견됐는데 이는 남강과 낙동강을 통한 운송이었을 가능성이 고고사학계로부터 인정되고 있다.
2018년 12월, 함안군에서는 우거리 가마터가 발굴돼 공개된 적이 있다.
학계를 놀라게 한 대형가마터와 폐기장 등이 나왔는데 이곳은 바로 법수면 질날늪 부근에 위치한다.
남강이 범람하면 일대가 거대한 늪으로 변하는 곳, 법수면 우거리에는 아직 미발굴된 아라가야 시대 가마터만 10여 기 더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큰 강이 흐르던 곳, 법수면 우거리 가마터에 대한 존재 이유도 결국 요즘 말로 `물류가 용이했던 점`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대산면 대사리와 법수면 우거리는 남강을 끼고 있다는 점이 `공통 요소`이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옛 고도이다.
아라가야는 여럿 가야 중 뛰어난 품격을 자랑하는 토기를 생산했던, 토기의 나라였다.
이미 널리 알려진 불꽃무늬 토기, 집모양ㆍ배모양ㆍ사슴모양 토기는 국내외 고고사학자들이 인정하는 걸작품 수준이다.
오늘날 아라가야가 `토기왕국`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대사리 자기소`가 발견된 경위도 흥미롭다.
함안지역에는 순수 민간단체인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이하 연구회)가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활동 중인데 이 단체가 지역 답사 도중 `불메골`이라는 지명을 발견했고 이가 실마리가 됐다.
연구회는 `불메골`이 가마의 불을 떼던 곳으로 해석이 기능하다는 점에 착안, 지역 근처를 세심히 답사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토기 파편등을 발견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함안군이 자체 예산으로 발굴작업에 착수했다.
연구회측은 대사리에만 적어도 두어 곳 정도의 가마터가 추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함안군은 일단 발굴된 자기가마터를 경남도문화재로 등재 추진하고 이후 도비 등의 지원을 받아 이곳 일대에 대해 추가 발굴작업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함안군은 현재 법수 우거리 가마터에 대해서도 추가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72606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