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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 충신 이오 묘역. 도 기념물(문화재)로 지정예고됐다. 원내는 설명해 주는 최정희 문화관광해설사. |
시기는 고려 말. 이때 개성의 선죽교 아래 개천은 붉은 피빛으로 변했다. 바로 정몽주의 피로 물들여진 것이다. 이때 쯤보다 약간 지난 세월, 개성 근교 개풍군 광덕면 광덕산 서쪽 기슭에 있던 두문동 골짜기가 화염에 불탔다.
조선왕조 개국에 반대하며 두문동 골짜기로 들어간 72현(충신)들이 한밤 중 불로 모두 타 죽은 사건이다. 이를 후세 사가들은 정사에는 차마 적지 못했다.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자 끝까지 출사(出仕)하지 않고 충절을 지킨 고려의 유신 72인들의 이야기다. 두문동에 관한 기록은 조선 순조 때 당시 72인의 한 사람인 성사제의 후손이 그의 조상에 관한 일을 기록한 `두문동실기(杜門洞實記)`에 남아서 전해지고 있다.
고려 충신 `이 오`는 이 때 고향을 등지고 멀리 남쪽 나라 양산 부근으로 이주한다. 그는 이후 함안군 산인면의 한 신작로를 지나다 오늘날 고려동 유적지가 있는 자양산 아래 마을을 발견했다.
"이오 선생은 이곳에 붉은 꽃(백일홍)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모습에 반해 마을에 여생을 의탁하게 됩니다. 그의 일편담심을 백일홍에 담으려 했던 모양입니다. 이런 연유로 생긴 마을이 바로 고려동 유적지입니다."(최정희 함안군 문화관광해설사의 말)
"선생은 자기의 죽음이 임박하자 묘소 앞에다 세울 비석에는 아무 글자를 새기지 말라고 했습니다."(최 해설사)
경남도는 지난 이런 함안 이오 부부 묘역을 지난 20일부로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함안 이오 부부 묘역은 고려말 성균관 진사를 지낸 이오와 부인 의령남씨의 묻힌 곳이다. 이오(李午)는 본관이 재령(載寧)이며 조선 건국 과정에서 고려왕조에 절의를 지킨 인물이다.
고려 말 함안으로 이거(移居)한 이오는 고려 왕조가 망한 후 고려 유민의 거주지임을 뜻하는 고려동학 표비(高麗洞壑 表碑)를 세우고 논밭을 일구어 자급자족했다. 후손들에게 조선 왕조에서 벼슬을 하지 말 것과 자기가 죽은 뒤라도 자신의 신주를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 것을 유언해 후손들은 오늘날까지 고려동이라는 이름을 지켜오고 있다.
`이오 부부 묘역`은 이오와 부인 의령남씨의 묘 그리고 석물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묘역 내에는 고려 왕조에 대한 이오의 충절을 보여주는 백비(白碑)와 조선초기 양식의 문인석과 무인석이 세워져 있어 역사적ㆍ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정곤 문화체육국장은 "이번 `함안 이오 부부 묘역`의 도 기념물 지정 예고는 우리 문화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고 도내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지정해 보존, 관리하기 위한 사전 절차"라며 "앞으로도 가치가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를 적극 발굴해 이를 도민들에게 알리고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오 부부 묘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 검토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념물(문화재)로 지정된다.
/김인교 기자(도움말=최정희 함안군문화관광해설사)
http://www.changwonilbo.com/news/303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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