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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2/20  창원일보
[취재수첩]
구두선 그친 경남 창원일보가 보겠습니다

김동출 기자
/특집본부장
구두선(口頭禪)이라는 말이 있다.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 실속이 없는 헛된 말을 의미한다. 원래는 불가에서 사용되었던 말이다. 입으로만 도를 깨우치려 하는 스님 또는 불자가 있었다. 그의 말은, 행동은 그럴싸 했다. 하지만, 하는 일은 말과는 달랐다. 이럴 때 구두선이라는 말이 딱 맞다.
 

말은 그럴 듯하나 실제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모습을 오늘 주제로 삼아 몇가지를 짚어보려 한다.
지금은 듣기 어려워졌지만, 혁신성장이라는 말이 회자(膾炙)된 때가 있었다. 간단히 말해  `혁신`을 통한 성장을 지칭한다. 한때는 이 혁신성장이라는 넉자가 대한민국을 온통 도배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만큼 혁신성장 되었던가를 돌아보면, 대체로 그 답은 "아니다"일 것이다.
 

경남에 국한해 살펴보더라도, 혁신성장은 구두선에 그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자료를 보면, 경남의 미래를 이끌 두 가지 키워드는 `지속가능성`과 `균형발전` 등 두 가지였다. 지속가능한 경남을 위해서 경남의 새로운 동력이 될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청년이 살고 싶은 경남을 위해 지역 인프라를 확충하고, 안전 확보를 통해 `더 좋은 경남`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얼마나 그럴 듯한가. 얼마나 가슴 벅차게 희망찬 말인가. 얼마나 사람을 설레게 하는 말인가.
그런데, 이는 전임 도지사 시절의 구호였다. 오늘날 그 결과는 어떨까. 과연 "시작은 미약했으되 그 끝은 창대"하였을까. 경남의 수부 도시 창원이 지난 시간 동안 경남도와 더불어 야심차게 추진해 온 미래 사업들이 대부분 휘청거린다. 로봇랜드 사업은 그 대표적 사례이고 진해 신항만 개발도 지지부진하긴 어금버금이다.
 

오히려 공공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주어야 하는 사례들까지 발생하고 있다.
개인적 경험으로, 15년 전 기자가 마산시청을 출입할 당시, 로봇랜드는 기울어져 가는 운명의 마산 미래를 담보할 획기적 장미빛깔 청사진이었다. 옛 마산시청의 보도자료로 작성한 기사를 보면 이랬다. <로봇랜드는 지난 2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해 사업 추진에 날개를 달았으며, 현재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마산과 인천을 대상으로 KDI의 타당성조사가 진행중이다. 8월경 타당성조사가 마무리되고, 마산이 최종 확정되면 본격적인 사업 추진 절차를 밟아 내년에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2008.7.01)이 기사는 아직 로봇랜드가 조성되기 전의 상황을 설명한다. 국책사업에 옛 마산시가 응모한

사실, 예비사업자로 선정되기 전 사실 등을 말해준다. 그 이후 경쟁 대상자인 인천시를 마산이 제치고 본 사업자가 되어 오늘에 이른 셈인데 이는 민선4기 황철곤시장 시대에 일어난 일이다.
 

그랬으면, 추진이라도 잘 되었어야 했다. 당시 어느날 황 前시장은 기자들을 불러모아 어업지도선에 태우고는 지금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콰이강 다리 앞 바다 현장까지 나가서 로봇랜드 사업의 미래를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사실, 이런 로봇랜드 사업이 당초에는 국책 사업으로 추진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현실로 돌아와서 인구가 줄어 경남과 지방자치단체가 소멸위기에 빠졌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인구문제는 예견이 되었을지언정 이처럼 심각하게 대두되진 않았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너무나 냉혹하다. 인구문제는 지역의 동공화를 낳고, 재앙처럼 소멸을 부른다. 소멸 뒤에는 뭐가 올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도 구두선은 소멸되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오늘도 터져나온다. 지자체마다 내놓는 인구대책, 청년대책이 그 대표적 사례다. 여기나 저기나 금액 정도만 다를 뿐, 무늬는 모두 매한가지인데 대체 대책이 되기나 할까. 출산증가가 다만 돈을 주어서 해결될 일인가. 돈만 주면 청년들이 돌아올까.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떠난 경남의 청년들이 다시 지역으로 컴백할까.
 

도내 한 자치단체는 지난해 소멸위기 대응추진단이란 걸 만들고는 △청년지원 및 주거 기반 조성 △지속 가능한 통합 환경 구축 △정주 및 유동 인구 유입 세 갈래의 정책을 펼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청년 레지던스 구축 등 청정 힐링 주거단지 조성, 부림 및 대의 일반산업단지 조기 조성 등 미래 성장산업 육성 추진 전략을 세웠다.
 

한걸음 더 나아가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청년몰 조성 등 청년 희망도시 조성, 공공기관 유치로 인구 유입 추진 등 정주 및 유동 인구 유입 전략을 마련했다. 도내에서 최초로 `소멸 위기 대응추진단`을 설치하기도 했다.
 

1년쯤 전의 일인데 이 시기 다른 지자체도 무늬만 달랐던 비슷한 시책 발표를 했었다. 얼마나 추진되었는지 <창원일보>가 점검해 보려한다. 여전히 구두선에 그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바로 <구두선>을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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