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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08/04  창원일보
사람과 사람 관계 참 어려운 일이다
김명훈 김해벨라에세이 회원

경주, 불국사를 지나 보문단지 가는 길에 `white house`라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관광지의 특성 상, 소소한 식당이라도 특별하게 보이는 법이라, 경주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는 꽤나 유명한듯 싶었다.

 

보슬비 내리는 날, 레스토랑의 주변이 제법 운치가 있다 싶어, 경주에 왔다는 의미라도 남겨 볼 요량으로 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레스토랑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기웃거렸다.

 

주방 건물 뒤 편 쪽이었을까. 개집이 있었는데, 그 개집에 희고 큰 진돗개 한 마리가 목줄을 걸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짖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우두커니 나를 쳐다보는 모양새가 낮선 이방인에게 보내는 경계의 눈빛이기도 하거니와, 너나 나나 별 다를 게 없이 비를 맞으며 서로를 바라보는 존재일 뿐이라는 눈빛에 끌려 십여 분을 둘이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묘한 동질감에 이끌린 나는 머리라도 쓰다듬어 보고싶어 몇 발자욱을 걸어 가는데, 그제서야 컹컹, 제 목소리를 내며 말을 걸어 온다.

 

멈추어 서니, 또 나를 빤히 쳐다보고, 한 발자욱 앞으로 내밀면 컹컹, 뒤로 한 발자욱 물러서면 다시 빤히 쳐다보고….

 

그러기를 몇 차례, 나는 그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진돗개에게 말을 건넸다.

 

무슨 말을 했는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너도 나도 별 다를 게 없는 존재가 맞다고, 네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낄낄거리며 웃은 거 같다.

 

진돗개도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인 거 같기도 하고. 사람은 사람 말을 하고, 개는 개 말을 하는데도, 서로 알아 듣다니…. 내가 개 같고, 개가 나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 바탕 웃고나서는 잘 지내라며 손을 흔들어 주곤 레스토랑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람마다 천길 낭떠라지 같은 기억들은 하나 쯤 가지고 산다.

 

낭떠러지라도 각자의 높이가 차이는 나겠지만, 그 기억의 수렁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아픔일 것이다.

 

각자의 절절한 사연이야 알 수 없지만, 자신한테는 그 아픔의 비밀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통의 한계를 적절히 극복하고, 웃기도 울기도 하며, 자신의 걸음걸이 보폭만큼, 관계를 유지해 나가려 하지만 아무나 자신의 낭떠러지에 세우려 하지 않는다.

 

물론 설 수도 없다. 나는 나와 관계되는 사람들의 높이가 낮아지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내가 서 있는 자리와 사람들의 자리가 가까워 지길 바란다.

이편에서 저편으로 풀쩍 뛸 수 있는 거리, 죽을 때 까지는 아니겠지만 오래 볼 수 있는 나만의 거리, 그러기 위해선 아무렇지 않게 웃어주어야 하는 눈빛 정도는 가지고 살아야 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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