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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부산대학교병원 비상재난안전팀장 |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 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 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일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가곡 비목의 가사이다.
나무로 된 묘비로, 비석(碑石)에서 `석`을 목(木)으로 바꾼 단어다. 작사자는 한명희(1939~)로, 1964년 학군사관 임간 후 7사단 백암산 수색대 소대장으로 백암산 OP(관측소)에서 복무했다.
그 뒤 동양방송에서 라디오 방송을 해왔는데 이 기사에 따르면 1968년 어느 날 통금 때문에 귀가하지 못하고 중앙일보 숙직실에서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이 와중 과거 군 시절을 돌이켜보다 양지쪽 산모퉁이에 조성된 6.25전쟁(백암산 전투) 당시 숨져간 무명 용사들의 돌 무덤가 철모가 올려진 비목(碑木)이 문덕 떠올랐고 그들을 기리고자 이 시를 썼다고 한다.
그 당시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며 느꼈을 그 두려움과 외로움, 그리고 종전 후 마주쳐야 했을 사회와의 괴리감은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큰 혼돈이었다. 수 많은 세월을 거치고 견디어 낸 수 많은 참전용사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서 무엇을 위한 싸움이었는지, 누구를 위한 싸움이었는지, 그 때의 이데올로기는 누구의 선택이었는지, 그 모든 분들이 지켜 내고 싶었던 이뤄내고 싶었던 국가라는 것은 무엇일까?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의 마음과 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는 처지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2014년 4월 3일 국방일보에 게재된 내용이다. `구멍 난 철모` 『고요한 달빛 어린 비무장지대 깊은 계곡에 오지 않는 사람 기다리다 지쳐버린 구멍 난 철모 포연에 묻혀 쏟아지는 총탄 온 몸으로 받아 안으며 소총 한 자루에 조국의 운명을 건 이름 모를 용사여! 오늘도 조국은 너를 찾는다. 주인 잃은 구멍 난 철모야 당신이 잠들어 있는 침묵의 푸른 대지 위에 포화가 휩쓸 때 나 홀로 남겨진 버린 구멍 난 철모 돌아와요 야생화 화려하게 피어난 이 고지 아래로 풍전등화에 놓인 조국을 지켜온 이름 모를 용사여! 오늘도 조국은 너를 부른다. 주인 잃은 구멍 난 철모야』
나라를 지키려다 총탄과 포탄 세례에 목숨을 잃고 격전지에 파묻혔던 6.25 이름 모를 국군 전사자의 유해가 비무장지대와 철책선 고지에서 오늘도 잠들어 언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해발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9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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