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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경회 본부장 / 제2사회부(사천주재) |
우주항공 산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사천시는 오랫동안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자리 잡고 있고, 이곳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이 날아올랐다.
사천의 하늘은 늘 미래를 향한 비행으로 바쁘다. 그러나 요즘 그 하늘 아래에서 조용한 질문이 떠오른다. "이대로 괜찮은가?" 항공우주의 도시, 그 영광과 한계? 사천은 명실상부한 항공산업의 메카다.
전체 항공우주산업 생산의 60% 이상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KAI를 중심으로 수많은 협력업체가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정부는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며 이 일대를 국가 전략 클러스터로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의원의 발언이 사천을 더 긴장하게만든다. 산업적 성과와 달리, 사천의 역할이 주변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피어난 것이다.
사천 항공우주산업 자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태로운 단일 산업 의존 구조는 사천의 항공우주산업은 KAI 중심의 `단일 대기업 의존 구조`에 가깝다. 이 말은 곧 리스크가 크다는 뜻이다. KAI의 경영 상황, 정부의 방산 수출 정책,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지역 경제 전체가 출렁일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대도시로의 인재 유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청년층은 KAI 말고는 뚜렷한 취업 대안이 없다고 느끼고, 고급 연구인력은 수도권 연구기관을 선호한다.
항공우주가 미래 먹거리라지만, 지역 주민이 체감하는 `미래`는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사천 vs 진주"가 아닌, "사천과 진주" 사천과 진주는 지리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연결돼 있다.
진주가 행정ㆍ연구의 거점이 되고, 사천은 생산ㆍ개발의 중심축이 된다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조정과 지방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부처 간, 지자체 간 조율이 미흡한 상태로는 오히려 지역 간 갈등만 증폭될 수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사천의 항공우주산업은 분명 자랑스럽다. 그러나 그 자부심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민간 기업 유치, 산업 다변화, 인재 양성, 지역 체감도 제고 등 갈 길은 멀다.
항공우주산업은 단순히 비행기만 잘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드론, 위성, 우주발사체, UAM(도심항공교통) 등 분야 확장을 위한 준비가 절실하다,지역 대학과의 연계,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확대, 항공우주 교육 중심지로의 재정립 등도 필요하다. 비상(飛上)을 원한다면 방향부터 점검해야 한다.
사천은 이미 한 차례 비상을 경험한 도시다,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도약을 위해서는 "이대로 가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해야 한다.
단순한 산업 유지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구조를 바꾸고, 체계를 손보고,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
우주항공의 도시 사천이 진정한 미래 산업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지금이 바로 재점검과 전환의 시기가 아닌가 싶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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