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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 분성중학교장 / 이학박사 |
싸우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싸우면서 정이 들기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한다. 부부도 싸우지 않고 살아가는 가정은 없을 것이다. 부모들도 어린 시절에 자기 부모의 싸움을 한 두 번은 목격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상처로 남아 있는 경우 자기가 어른이 되면 싸우지 않고 살아가기를 원하지만 부모가 된 지금에도 부부싸움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화해를 하게 되어도 오랫동안 감정의 상처가 남아 `칼로 물 베기`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모든 싸움은 대부분 의견 충돌이다. 알고 보면 목표는 같지만 각자 생각이 달라 자존심 상하는 말 한마디에 싸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부정적인 언어가 싸움을 만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무엇이던 쓸 만큼은 쓰지만 아껴 쓰자는 주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우리 집 이야기를 하자면 아내도 한우는 비싸다고 수입쇠고기를 싸면서 내가 전기나 수돗물을 아껴 쓰자고 하면 죽어서 돈 가지고 갈 것도 아닌데 또 잔소리 한다고 한다. 상대방의 생각과 말은 부정적인 말이 아닌데 긍정적으로 이해를 못하고 자존심만 내세워 싸우는 것이 부부싸움이다.
전기나 수돗물은 아껴서 사용하고 먹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 고급으로 먹어야 하지만 진정 아낄 것은 아끼지 않으면서 아내의 부정적인 말투에 폭발하게 되는 것이 싸움이다. 아내의 부정적인 말투는 오래 가슴에 남는다. 그래서 아내에게 잔소리 안 해야지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생각 없이 순간적으로 하는 말이 잔소리가 된다.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은 성장하면서 잔뼈가 굳어진 나의 절약정신 때문이다.
낭비는 개인적인 손실이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국가적인 손실이다. 필자는 시골에서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다른 가정에 비해 못살아서 힘들게 자라서 쌀 한 톨이 어떻게 해서 소유할 수 있는지 농사를 지어봐서 알고 있다. 옛날에는 대부분 그토록 가난하게 살았다. 어렵게 살면서 부모 세내 교육을 많이 받아 뼈에 사무치도록 잔뼈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생각, 선택, 결정으로 행동한다. 돈을 절약하고 저축하는 것은 바로 자아의 가치다. 그것은 자기감정의 안정감을 조절하는 것이기도 하다. 돈을 절약하고 저축하는 방법은 감정적인 욕구를 다스리는 기본적인 마인드이다. 결국 어떤 결정이 삶의 순간순간 마다 감정과 생각을 갖게 되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그러한 과정의 표현을 우리는 소위 자기 현시顯示라고 말한다. 바른 것을 배우려면 바른 길을 따라가야만 바른 배움의 길이 된다.
아내도 자랄 때 가난하게 살았다고 한다. 베이비세대는 누구나 어렵게 살았다. 그러나 자존심은 버리고 자존감으로 협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오디오라고 할지라도 주파수를 못 맞추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아는 것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하고 항상 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실천하면서 살아간다면 싸울 일은 없을 것이다. 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은 잘살아 가고 있다는 암시다. 부부뿐만이 아니라 손에 쥐어 주는 것 보다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선물이다.
필자는 그것을 자아의 선물 혹은 존재의 선물 이라하고 싶다. 보이지 않는 선물 중 함께 하는 시간선물도 자아나 존재의 선물이 된다. 선물은 반드시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며, 매주 주는 것도 아니고, 그 가치가 금전적인 값어치를 수반해야 되는 것도 아니다. 사랑이 깃들어 있는 것이면 무엇이던 된다. 진리는 성숙한 사람들이 서로 귀를 기울인다. 사랑의 언어에는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육체적 접촉 등 이다. 사랑이 과거를 돌이켜 주지는 않지만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필자는 키 크고 덩치가 크지만 누구를 괴롭혀 본적이 없다. 운동이면 운동 등, 누구보다도 구색을 가추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아내가 옆에 있어줘서 고맙고, 같이 살아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렇게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것도 알뜰살뜰 아내가 열심히 살림을 잘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감정적인 사랑이 다시 생겨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 열쇠는 바로 내조와 외조의 협치 라고 본다. 그것을 구사하는 것은 생각과 선택이다. 감정그릇의 수위가 낮아지면 대부분 사랑의 감정은 사라지고 싸우는 일은 적겠지만 공허함과 묵비권이 따른다.
필자도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볼 때 너무나 많이 변해가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고정관념을 따지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많이 하면서 항상 아내를 도와주며 살아간다. 부부가 서로 요청하는 방향 제시는 항상 긍정적으로 서로 받아드려야 싸우지 않는다. 내조와 외조의 협치는 개인을 넘어서 가정과 국가의 이득으로 거듭날 수 있다. 앞으로 행동과 실천의 손길이 선물되도록 서로 노력하는 협치가 가정뿐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내조, 외조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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