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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04/17  창원일보
도도새<67>
3부-진실과 선

한 민

 

민철은 사건의 결말이 너무나 허무한 까닭에 처음부터 퍼즐을 다시 맞추고 있었다.


`문승덕은 정미경의 정부이며 정미경은 정삼식의 여동생으로 현중과 정략결혼을 했다. 문승덕은 죽었고 정미경은 행불, 정삼식은 최춘호의 칼을 맞았다. 최춘호는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소심한 사내다. 그런 그가 조일규를 때려눕히고 문에다 처박았다. 정회장의 경호대는 대한민국 제일의 경호대로 소문났는데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당했다? 박대철은 정회장의 사주를 받고 문승덕을 살해한 후 자진 출두 했다. 문제는 정회장을 경호하지 못한 책임을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다. 이현중의 묵인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평상시 정회장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른 그가 왜 그를 죽였을까? 그래! 최춘호와 정삼식 사이에 뭔가 있다.`


민철은 최춘호의 파일을 점검했다. 그가 정동건설의 총무부장이었고 정동건설은 패러다임 호텔을 건설하던 중 부도를 맞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정동건설은 유망한 신예 건설업체로 부상하고 있던 중 갑자기 부도가 났다. 마지막 공사는 패러다임호텔의 건설이다. 패러다임은 정회장의 호텔이다. 사장인 이종섭은 외국으로 도주했고.....`


순간 민철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기 불빛이 있었다.


`왜 진작 이종섭을 스크린하지 못했을까!`


민철은 이종섭에 대한 신원조사를 요청했다. 검찰청의 데이터베이스는 이종섭에 대한 파일을 발송해 오는데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종섭은 소재지 불명의 경제 사범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민철은 이종섭의 파일에서 눈에 익은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 이 현중` 민철은 전신이 감전된 듯한 착각 속에 한줄기 섬광이 번쩍였다.


`열쇠를 찾았다!`


청량리 역 근처의 허름한 호프집.


민철과 유정학이 마주앉아 있다. 유정학은 권고사직을 받은 후 궁여지책으로 기원을 운영 중이었다.


"강검사 무슨 일로 나를 보자 했어. 높으신 분께서."


"정회장에 대해서 몇 가지 물어보려고."


유정학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 사건은 일단락 된 것으로 아는데."


"일단락이라는 말은 미완이라는 어감을 느끼게 하지."


"취조를 할 의향이면 번지수가 한참 틀린 것 같지 않나?"


민철은 유정학에게서 느껴지는 적의 敵意가 서글퍼졌다.


"지난 번 정회장과의 통화 기록 건은 유감일세."


"정회장에게 신세를 진 것은 사실이지."


"정회장은 어떤 사람이었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양반을 가지고 말 하고 싶진 않아."


"아는 대로 상세하게 얘기해 주게."


"강검사. 바둑을 배우러 왔다면 무료 지도 대국을 해주겠네."


"이것 봐, 정학이, 그런 식으로 비꼬지 말게. 나도 자네의 현실이 가슴 아픈 사람이야. 다만 대한민국 검사의 한 사람으로서 사실이 왜곡되는 게 안타까울 뿐이야. 정삼식을 살해한 자는 최춘호가 아니야."


"증거를 대봐."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야."


"자네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날더러 공개하라고?"


"한 번만 도와주게."


"정회장은 내가 어려울 때 비록 사채지만 도움을 준 사람이야. 어쩌다 보니 내가 그의 정보원 노릇을 하게 되었지만, 남을 해하거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어. 단순히 상황이 어떻다, 공기가 어떻다는 정도지. 당시 전화 통화 기록을 보면 부채를 회수하겠다는 내용이 전부야."


"그렇다면 지난 번 나를 만난 목적이 뭐였나?"


"자네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봐 달라더군."


"그래서?"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대로 전달했네."


"그랬더니."


"거기까지야."


"정삼식은 그 사건의 전말을 안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 적 없네."


"......"


유정학의 눈동자가 왼쪽으로 돌아갔다. 그것은 거짓 증언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일반적인 행동이었다. 어쩌면 유정학은 민철에게 최소한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 정도를 유정학같은 베테랑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민철은 유정학이 의리와 우정을 동시에 지키려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민철은 유정학에게 손을 내밀며 다음을 기약했다.


"선배들께서 자네 복권 復權을 위해서 중지 中指 를 모우고 있네."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으이. 자네 건강이나 잘 챙기고 다녀."


민철은 멋대가리 없는 유정학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는 걸 들었다. 대기하고 있던 최계장에게 민철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마포로 갑시다."


가로등 불빛들이 민철의 머리 뒤로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정삼식이 만일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다면 이현중을 사주하고 이현중이 최춘호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삼식과 자신의 아버지와의 관계를 알아버린 게 틀림없어.` 민철은 달리는 차안에서 송재길에게 전화를 했다.


"선배님 강민철입니다. 늦은 밤 죄송합니다."


"어이, 강검사, 어쩐 일인가?"


"의논드릴 일이 있습니다."


"갑자기 무슨 일로. 이현중 회장은 무사히 귀국해서 경남으로 내려갔다고 보고 받았어. 중국 애들과는 협상이 잘 돼서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되었다는데, 이걸 축하해야 할지 계속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지 고민이구만."


"지난 번 문승덕과 정회장의 배후를 알아냈습니다."


"그게, 사실인가?"


"네, 마지막 선배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 선배님 댁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니, 나는 지금 밖에 있네. 어딘가?"


"20분 거리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슷한 시간 거리에 있군. 그러면 마포 네거리에 있는 쇼군에서 보세. 조용한 일식집일세. 내가 예약해 놈세."


"알겠습니다."


민철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현중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 내가 맡은 사건의 전말을 속속들이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기분 나쁜 이 느낌!`


쇼군 간판이 보이자 민철은 최계장에게 말했다.


"내일 조찬회의 잡아주시고 먼저 들어가세요. 내일 얘기합시다."


마포 네거리 쇼군의 다다미방.


민철과 송재길이 마주앉아 있고 정갈한 일식집의 쇼군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몇 순배 오가던 잔이 멈추고 송재길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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