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즐겨찾기  l  시작페이지    l  2020.9.24 (목)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http://www.changwonilbo.com/news/43286
발행일: 2012/04/18  창원일보
도도새<68> 3부- 진실과 선
한 민

 

"결말이 난 사건으로 들었는데?"


"현중의 비호 세력이 있습니다."


"증거는 있나? 누가 도대체 이회장을 비호한단 말인가?"


"사건의 결말이 지나치게 깔끔한 게 증거이고 누군가가 있습니다."


"문제는 물증이지."


"권검사장님과 연순열 회장의 회동에 초대받은 적이 있습니다."


"연회장이라면 나도 잘 알지. 나도 가끔 만나는 분이야. 일종의 로비스트라 할 수 있는데 사단장 출신으로 신사적인 사람이야."


"사건이 진행 중인데 현중의 측근과 만났다는 것이 꺼림칙합니다."


"연회장과 만나면 모두 의심을 해야 한다면 앞으로 자네의 체크리스트는 노트 한 두 권 가지고는 어림도 없네. 연회장은 사람 만나는 게 직업인 사람이야. 정재계에서 그와 한번 만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지. 여당에서는 그를 국회의원 비례대표제에 한 자리 수에 배정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야."


"최춘호가 모시고 있던 정동건설의 사장이 이종섭이고 이현중 사장이 그의 아들입니다."


"아니 그게 사실인가?"


송재길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패러다임 호텔 공사를 마지막으로 부도를 내고 잠적했습니다."


"그게 또 이회장과 무슨 상관인가? 그 당시 이회장은 어린아이여서 내용의 전말에 대해 잘 모를텐데."


"막연히 아버지의 복수를 최춘호에게 국한 시키다가 정삼식과의 관계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물증은?"


"그래서 선배님을 찾은 것입니다. 이현중은 막강한 자금과 인맥으로 모든 증거를 클리어 시켰습니다. 남은 소스는 그의 e-mail 밖에 없습니다."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최대한 해 봄세."


밤 깊은 마포는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루는 가운데 연쇄살인 사건은 이현중을 정점으로 하는 시나리오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한ㆍ일ㆍ제주 간 해저터널 기공식 날 아침.


일찍부터 은하는 민채의 옷가지를 챙기고 있는 중이었다.  민채는 최근 벌어진 상황들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는 중국에서 지현을 만난 뒤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오르는 그녀의 모습이 부담스러웠다. 더욱이 그녀는 하나도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아니 오히려 그 전보다 더 신비로운 자태로 나타나지 않았던가. 민채는 자신의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었고 점점 말이 줄어들었다. 은하는 그런 그의 행동이 중요한 일을 앞 둔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 하면서도 신혼여행 직후의 중국 출장에 대하여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다소 섭섭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주문을 걸 듯 자신을 설득했다.


`큰일을 하는 사람에게 그 정도야.`


그녀는 여전히 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민채는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며 안간힘을 다해 편안한 척했다. 일찍 출발한 탓에 빨간 아우디는 교통이 한적한 도로 위를 쾌속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그녀는 태기를 느낀 후 휴직계를 내었다.그래서 그녀는 아우디를 유지하기가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정든 차를 바꾸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첫 번째 가로등인 민채와의 출근 드라이브 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어느덧 아침 햇살이 그들을 맞이하여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민채는 현중의 말을 떠올렸다.


`현민건설`


어쩌면 민채 자신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해저터널의 공사에 참여하는 것은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어서 박교수에게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민채씨, 뭘 그리 생각해?"


"응, 조금 긴장되네."


"오늘 코디가 잘 된 것 같지 않아?"


"그래, 맘에 들어."


"정말? 신경 쓰이더라고. 오늘 높은 사람들 많이 오잖아. 우리 민채씨가 너무 튀지도 빠지지도 않게 뭘 입힐까 고민 많이 했어. 오렌지색은 유행이 지났고 땡땡이는 조금 어려 보이고 체크는 너무 날리고. 그래서 눈 색 와이셔츠에 작은 사각 점박이가 괜찮아 보였어. 그거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거래."


"......"


"자기, 정말 긴장했구나. 오늘 마치고 뭐 할 건데? 우리 오랜 만에 영화 보러 갈까? 요새 한국 영화 잘 나온다는데. 시간 돼?"


"응, 상황 보고 전화할게."


차는 어느덧 과천 정부청사에 도착하였다. 해저터널특위 부위원장이 민채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강위원, 금일 행사는 문제없겠지?"


특위는 민채를 포함하여 15명 모두 건설 부문의 베테랑들로 구성되었다. 현찬이 기술지원팀이었던 것에 반해 민채는 브리핑을 도맡아 했기 때문에 박교수가 특별히 특위에 포함시켰다. 과천 정부청사 본관 3층은 해저터널 특별위원회가 전 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회의실에는 정부 각료와 국회의원과 건설 관련 교수진과 취재진으로 빽빽하게 들어찼다. 박교수는 하동 현장에서 대통령을 위시하여 국빈들과 함께 기공식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과천청사 대회의실에서는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는 공직자들과 관계자들을 위하여 하동 현장과 동일한 시간대에 실시간으로 실내 기공식이 치러지도록 기획되었다.


실내등이 꺼지고 대형스크린이 내려오자 빔프로젝트가 웅장한 배경화면을 비추고 있었는데 식의 막바지에서 내빈의 모습을 번갈아 비추던 카메라가  잠시 멈춘 곳은 다름 아닌 갈홍하와 이지현의 모습이었다. 민채가 마지막 화면의 이지현을 보는 순간, 그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벌어졌던 일들이 머리  속에서 하얗게 지워져 버렸다. 기공식이 끝나자 대회의실의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고 부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민채의 어깨를 토닥였다. 민채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텅빈 회의실에서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민채의 전화기가 부르르 떨렸다.


현중이었다.


"민채야, 반가운 사람들이 찾아왔어."


 "중국 애들이지?"


"어떻게 알았어?"


"요즘 출입국 관리소에도 정보원을 심었거든."


현중은 웃으면서 과장된 어조로 농담을 받아넘겼다.


"야! 놀라겠는데. 과연 대한민국 공무원이 세긴 세네. 어디야?"


민채는 쾌활하면서도 간결한 현중의 화법을 통하여 그가 여전히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음을 느꼈다.


"사무실이지."


"갈회장과 사모님, 그리고 왕기자 까지 오셨어. 오늘 저녁 일정은?"


"괜찮아."


민채는 스크린 상에서 왕기자는 미처 보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침에 은하와 영화 보러 가기로 했던 약속이 동시에 떠올랐다.


"지금 인천으로 가기 위해 김해공항으로 가는 중이야. 인천으로 와라. 거기서 하룻밤 묵고 내일 첫 비행기로 가기로 했거든."


"알았어."


민채는 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창녕
김해국제안전도시
합천 작약
bnk경남은행
 기획·특집
 2019 경남사제 Song Song Festival
 경제·IT
 여론조사 샘플
 
  l   회사소개   l   광고안내   l   구독신청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웹하드   l   메일   l  
Copyright (c) 창원일보(주) All rights reserved. 경남 창원시 성산구 비음로 3-7 1층
대표전화 055-212-0001 Fax: 055-266-0002 E-mail: 2120001@changwonilbo.com
기사 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제/복사/배포를 금합니다.
Powered by Newsbuil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