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자우림의 가수 김윤아씨의 남편이자 치과의사인 김형규씨가 29일 MC몽의 병역기피 의혹과 관련 "경찰의 강압에 의해 짜맞춰진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임성철 판사 심리로 열린 MC몽에 대한 두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경찰이 질문과 답을 모두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각본대로) 진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경찰이 처음에는 30분만 조사하면 된다고 했지만, 경찰관이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거듭해 MC몽의 군면제 문제를 물어봐 답답했다"며 "MC몽이 `이빨이 아프니 치료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조서에는 `이빨이 몇 개 없는데 군입대 문제로 그런다`라고 쓰여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김씨의 진술조서 등 김씨와 관련된 증거를 철회하겠다"며 "(이 부분을 따지다 보면) 재판이 길어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부분은 법정 신문과정에서 밝히겠다"고 맞섰다.
특히 검찰은 "김씨의 증언은 수사기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당시 김씨를 조사한 경찰의 증인신문을 추가로 검토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김씨와 검찰 사이의 논쟁이 이어지자 "해당 경찰관의 증인 신문을 검토해보겠다"며 "증인선서를 할 만큼 위증이면 처벌받으면 될 일이다. 목소리를 높일 사안이 아니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경찰의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다른 증인 신문 과정에서도 연이어 제기됐다.
김씨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이모 치과의사도 "경찰이 병원을 찾아와 조사하는 과정에서 (내가) 고쳐달라고 한 부분이 수정되지 않았다"며 "MC몽과 1분 정도 대화는 했지만, 조서에 나온 것처럼 `발거`나 `군면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5번 정도 경찰이 조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며 "처음에는 조서가 만들어진 상태가 아니었지만 마지막 방문 때는 조서 초안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마지막 증인으로 출석한 반모 치과의사도 "5년 전 일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때 경찰관이 `MC몽이 발치를 강하게 원하지 않았나`라며 반복해 같은 질문을 계속했다"며 "그래서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제가 어떻게 써드려야 할까요`라고 답한 기억은 분명히 난다"고 진술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씨 등 총 5명의 의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MC몽이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로 치아를 뽑았음을 증명할 계획이었지만, `경찰 강압 수사`라는 예상치 못한 문제로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다.
MC몽은 2004년 8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서울 강남구 모 치과에서 정상치아 4개를 뽑아 치아저적기능점수 미달로 5급 판정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MC몽에 대한 세번째 속행 공판은 내달 20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519호에서 열린다.
/정재호ㆍ박유영 기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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