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 출신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권민호 거제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정치적을 매장을 시켜달라고 했다는 주장을 제기돼 진위를 두고 거제 지역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8월 30일 거제시청 정문 앞에서 자신을 조직폭력배 출신이라고 밝힌 장 모(63)씨가 피켓 시위를 하면서부터다 수면위로 불거졌다.
당시 장 씨는 자필 문건을 통해 "지세포에서 지심도로 가는 유람선 허가를 받기로 약속 받고 그 대가로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반대하는 핵심 세력 3명에게 기획적 향응을 제공하고 돈을 줘서 정치판에서 매장시키라고 사주받았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전 거제시의원을 통해 지난 5월 22일 능포동의 한 주점에서 권 시장을 만나 이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사주 대상인 3명에 대한 향응 등에 들어간 비용은 또다른 전직 거제시의원을 통해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3명 중 현직 거제시의원인 A 씨를 통해 전 도의원 B 씨, 민주당 관계자 C 씨와 만남을 주선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A 씨와 B 씨에게는 각각 6월 7일과 같은 달 21일 1,000만원씩을 줬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이뿐만 아니라 3명에게 6월께 향응을 수시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람선 허가를 내어주기로 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장 씨는 폭로를 결심하고 피켓 시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씨는 관련 내용에 대한 녹취도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권 시장에게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거제시의 한 관계자는 "권 시장과 장 씨가 만난 적은 있지만 장 씨가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며 "오히려 권 시장이 장 씨로부터 협박성 문자를 받는 등 협박을 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과 17범의 허무 맹랑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 A 씨는 "수십 년 알고 지낸 사이여서 장 씨와 함께 술을 몇 번 마신 적은 있다"면서도 "장 씨 주장처럼 돈을 받은 사실은 없고 오늘 중으로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B 씨 역시 1,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전날인 지난 8월 31일 장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했다.
C 씨는 "A 씨 주선으로 장 씨를 한 차례 만난 것이 전부"라며 "당시 만남에서 권 시장 입당에 관한 어떤 얘기도 오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혹이 알려지자 지역 사회와 정가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거제를 지역구로 둔 옥영문 도의원은 "현직 시장과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 돈을 매개로 한 정치적 뒷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을 접하니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당황스럽다"며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진상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측은 최근 자료를 내고 "진위 여부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권 시장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과 경찰이 엄정한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경찰 측은 "고소가 들어온 건에 대해서는 일단 고소인을 시작으로 조사를 할 것"이라며 "(고소 외 사주설 등과 관련해서는) 내사 등 수사 방침이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향후 추이를 보고 수사 범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ㆍ2014년 새누리당 간판으로 당선된 권 시장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전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뒤 민주당 입당을 타진해왔다.
권 시장은 민주당 입당 뒤 내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할 뜻이 있다는 입장도 밝혔지만,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등 일각에서는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장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