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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08/25  창원일보
[우외호 칼럼]
리더십은 인격의 산물

논설위원
어느새 선선한 기운이 옷깃을 여미는 계절에, 지난주에 이어 리더십에 대한 칼럼을 게재하기로 했다. 중국의 전국(戰國) 사상 가장 유명한 결전은 유방과 항우의 대결이다. 항우는 원래 무인출신의 집안에서 자라난 전통적인 무인의 수업을 한 인물이었으며, 유방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농사짓기가 싫어 술을 마시며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바람 같은 존재였다. 
 

진시황제가 죽은 후 이 두 사람은 천하쟁탈을 위한 일대 승부를 걸되 됐다. 두 사람은 지금의 황하유역을 결전장으로 3년에 걸쳐 피나는 승부를 걸게 된다. 항우라는 인물은 백년에 한번 날 정도로 용병의 천재였다고 한다. 이에 비해 유방은 용병술이나 능력에서는 항우의 발꿈치에도 따르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전투의 초기에는 항우가 압도적이고 일방적인 우세를 보여 유방은 대패해 도망다니기가 일쑤였다.
 

그런데 전승한 항우군사는 점점 줄어들었고 패전한 유방 군사는 점점 세가 늘어만 갔다. 그것은 항우는 성격이 포악해 적을 철저히 죽였는데 비해, 유방은 인간애를 겸비한 덕장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이 계속 됨에 따라 항우군의 약점이 점차 노출되기 시작했으며, 군사들의 피해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항우는 끝내 포위됐고 겨우 그 포위망을 탈출해서 오강까지 도망을 해 그곳에서 자결을 하고 만다.
 

처음에 도망만 다니던 유방은 어떻게 해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일까. 많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승리의 이유를 유방 자신이 대답하고 있다. 숙적 항우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장악한 유방은 수도 낙양의 남궁(南宮)에서 공신들을 불러 승리의 주연을 베풀게 됐다. 이 자리에서 유방은 신하들에게 물었다.
 

"짐이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항우가 패배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왕능이라는 신하가 대답하기를 "폐하는 적의 도성이나 영토를 공략해 승리하게 되면 결코 혼자 탐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모두 나눠 주십니다. 항우는 그렇지 않고 욕심과 시기심이 많아서 부하가 능력이나 수완을 발휘해도 상을 주기보다 오히려 시기해 적대시합니다. 욕심이 많아서 손에 놓은 것은 자신의 공로로 삼고 공을 부하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습니다. 이것이 항우가 천하를 잃게 된 이유입니다"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유방은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말이다"라고 하고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을 했다
 

"전쟁을 계획함에 있어 천리안(千里眼)으로 승리를 결정짓는 점에서 나는 장량(長良)을 따르지 못하고, 내정의 충실이나 민생의 안정, 군량의 조달이나 보급로의 확보라는 점에서 나는 숙하(肅何)를 따르지 못한다. 그리고 백만의 대군을 자유자제로 지휘해 승리를 결정짓는 데는 나는 한신(韓信)을 따르지 못한다. 이 세 사람은 모두가 천하의 호걸이다. 나는 이들 호걸들을 이용할 수가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항우에게는 범증(範增)이라는 호걸이 있었지만, 이 한 사람마저도 부릴 수가 없었다. 이것이 그가 나의 희생물이 된 이유이다"라고 했다.
 

장량은 지금의 참모총장의 직위이고, 숙하는 제상이며, 한신은 대장군으로 야전사령관이었다. 이 세 사람 모두가 각기 맡은 바 직책에서는 천하를 장악한 후에 한신은 한때 모반의 혐의로 체포돼 유방의 감시 하에 있은 적이 이 있었다. 그 어느 날 유방이 한신에게 물었다.
 

"짐은 과연 얼마정도의 군사를 통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시의 대답은 "폐하는 최대한 10만 정도는 통솔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유방은 이 말을 듣고 노여운 기색하나 보이지 않고 웃으면서 다시 물었다. "그런데도 왜 임자는 이렇게 나에게 체포되는 신세가 되었는가?"라고 했다.
 

이에 한신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폐하는 병졸을 부릴만한 장수다운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장수들을 부릴 수 있는 장수다운 능력을 갖추신 분입니다. 신이 폐하에게 이렇게 체포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 같은 폐하의 재능은 하늘이 내린 것이어서 아무나 갖출 수 없는 것이옵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유방은 장수를 다룰 수 있는 장수의 능력을 가졌다는 것인데, 앤드류 카네기의 `자기보다 현명한 인물을 가까이 오게 하는 능력`과 상통하는 말이다.
 

노자(老子)는 리더의 부류를 네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조직이 생기 있게 움직이는 리더이며, 둘째 부하로부터 친근감을 갖게 하는 리더이다. 셋째로 부하들이 두려워하는 리더이며, 넷째는 최하위로 부하들이 멸시하는 리더이다.
 

또 한비자(韓非子)에 의한 리더의 분류를 보면, 3류의 리더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2류의 리더는 남의 힘을 사용한다. 1류의 리더는 남의 슬기를 사용한다. 라고 한다.
 

유방은 노자가 말하는 `가만히 있기만 해도 조직이 활기 있게 움직인다는 리더십을 가진 동시에, 한비가가 말하는 1류의 리더인 남의 슬기를 사용` 했던 것이다. 리더로서의 유방의 매력을 다음 편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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