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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07/12  창원일보
[우외호 칼럼]
직업정치인 인신공격형 `인사청문회` 그만둬라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은 통일부장관에 이인영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하고 지난 8일 인사 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새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놓고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한 검증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통합당은 최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시점에 진행된 청와대의 외교안보라인 개편이 북한정권을 의식한 대북 편향적 인사라는 판단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인사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미 외교관계 회복을 위해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청와대 인사가 부적절하다고 보는 통합당은 인사청문회 전부터 대국민 비판여론을 서서히 조성하면서 정부여당 압박에 나서고 있다. 통합당은 현 남북관계가 사실상 파국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간 진행해왔던 친화적 대북 외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함에도 오히려 진북 성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교안보라인 개편 시도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하기야 어느 후보가 내정되더라도 발목잡기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게 통합당의 현 주소이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가 해당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삼권분립의 제도적 실천을 위해 국회에 부여된 권한이다.
 

국회가 대통령의 자의적 인사권 행사를 통제하고 대통령의 전횡을 견제하는데 있다. 고위 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국가와 국민적 책무를 수행해 나가는 데 적합한 업무능력, 도덕성과 자질을 갖췄는지에 대해 검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인사청문회법 제정으로 처음 도입됐으며 거듭된 개정을 통해 청문회 대상 공직이 늘어났다. `인사청문회`는 입법부인 국회 입장에서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신중히 하라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그 수위가 날로 심화돼 당리당략에 의한 정쟁의 도구로 전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개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얄팍한 인신공격에 열중한다.
 

여야 간 기 싸움으로 `인사청문회`의 본질을 왜곡하는 난장판이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는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다루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자질구레한 일상은 물론 심지어 사돈팔촌까지 들춰내는 바람에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 `인사청문회`의 무용론까지 대두된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똑 같은 상황을 놓고 입장이 차이가 크다. 곱던 것도 그냥 미워하고 상스러웠던 것도 미화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흠집 내기와 과대포장으로 비호하기 바쁜 모습들을 보이는 경우는 여야 막론하고 어처구니없다.
 

임명된 후보자 자신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단면적이지만 이전까지 그렇게 당당했던 모습은 어디로 다 사라지고 뻔뻔하기 보다는 아예 철면피로 일관하면서 알량한 자존심 따위는 작심한 듯 헌신짝처럼 버린다.
 

`네가 어떤 말을 지껄이던 나는 내 갈 길로 간다`식으로 오로지 마이웨이 일념 하나로 버틴다. 이 사람이 고작 이런 정도였나 하는 탄식이 쏟아지지만 결국 자리에 오른다. 반면 분에 넘치는 한 자리 하려다 어쩌면 덮어질 수 있었던 법률상 위법행위는 고사하고 온갖 도덕적 치부는 다 드러낸다. 여기다 집안 망신까지 덤터기 쓰고서 때 늦으나마 차라리 후보자를 사퇴하는 인물은 용기 있는 자세로 보여 지는 현실이 돼버렸다. 이런 웃지 못 할 일들은 국민들 보기엔 꼴사나울 뿐이다. 참으로 세상은 민감하다.
 

강화된 검증 절차를 넘지 못하고 후보자들이 각종 비위와 부도덕성 등 여러 가지 추문으로 잇따라 낙마한다. 인재를 등용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가 나라 발전과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것이다. 이런저런 난항을 거듭하는 학습효과로 분명 정치사에 획을 긋는 국가발전을 도모하고 그 뜻에 부합하는 획기적 공도 없지는 않았다. 이제는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돼 시행된 지 어연 20여년이 됐다. 어느 것이든 다소간 모순이 없을 수는 없다. 인사청문회의 무용론이 형성되기 전 `인사청문회법`도 손볼 때가 됐다.
 

이 법을 고치자는 문제를 들고 나오기 전에 먼저 입법부인 국회가 스스로 급변하는 시대의 변천과 국민적 요구와 현실성에 부합되도록 바로잡아 나가기 바란다.
 

입법부인 국회가 자신들에 대해서는 너무도 관대하다. 먼저 자신들이 행하는 절차와 규정에 대해 기득권과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더욱 냉철하게 자신을 강제하고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바란다. 지금 하는 짓거리를 보면 실업자 신세를 면하기 위한 정치를 하는 것 밖에 안 보인다.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고집하는 국회가 국민적 신뢰도에서 꼴찌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필자는 이번 주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역정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기로 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비보를 접하고 준비한 칼럼을 영원한 세상에 날려버리고 전신이 찢어질 듯한 긴긴 밤을 보냈다. 첫 3선 서울시장, 시민운동가의 선도자로 이름을 빛낸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창밖엔 고인의 눈물인 듯한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아-아 비통하다. 당신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까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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