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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과 전술` 저자 |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어떤 문제로 인해 다툼이 생겨 화해가 되지 않을 경우 재판을 통해 옳고 그름을 따져 문제를 해결하고 또 사회질서를 파괴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을 경우 법을 바탕으로 해서 죄와 벌을 결정한다.
이렇게 법을 적용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판사의 재판인데 재판에는 크게 민사와 형사재판이 있다. 민사재판은 대부분 돈과 관련된 소송으로 가령 을이 술을 먹고 갑의 집에 침입해 고가인 골동품을 깨트리자 갑은 변상금으로 1억원을 요구했다. 그러자 을은 금액이 너무 과해 못주겠다며 법원에 판단을 맡긴다. 그러면 판사는 갑의 변상금 청구 내용이 적정한지 검토를 하고 1억의 청구내용이 적정하다면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하는데 그렇지 않고 갑의 청구한 1억원이 많다고 판단되면 적정한 금액으로 조정해 갑과 을의 분쟁을 해결해주는 것이 민사재판이고 형사재판은 판사가 경찰, 검찰의 수사 및 증거기록 그리고 피고인의 진술, 변호인의 변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기준(각 범죄에 대응해 법률에 규정돼 있는 형벌)의 범위 내에서 선고를 내리는데 이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적 기준에 해당하기에 판사들은 반드시 이 기준에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왜 양형기준을 벗어나는 판결을 했는지 판결시에 이유를 적어야 하기에 그래서 판사들은 형량을 내릴 때 될 수 있으면 양형기준에 맞춰서 한다. 그 예로 들면 중대범죄 결합 살인(피고인의 극도로 불량한 죄질)인 즉 사람을 강간 후 살인한 경우, 미성년자를 약취 또는 유인해 살인한 경우, 인질로 잡은 사람을 살인한 경우, 강도를 저지른 범죄자가 사람을 살인한 경우는 최소 징역 17년에서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에 나와 있어 판사는 일반적인 살인보다 더 강하게 처벌할 수 있고 반면에 살인을 당한 피해자의 귀책사유(잘못)가 있는 참작동기 살인 즉 갑이라는 사람이 을이라는 사람을 죽이기는 했지만 을이 갑에게 평소에도 자주 괴롭혀 갑은 을로부터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나 병(丙)이라는 사람이 정상적인 판단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사람을 살해한 경우 즉 술에 만취 돼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사람을 죽인 경우는 참작동기 실인으로 봐 최소 징역 3년에서 최대 징역 8년까지 일반적인 살인보다 더 약하게 처벌한다.
이처럼 판사는 민사, 형사재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이웃의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과 감동, 교훈을 준 김귀옥 판사의 판결을 보자. 2010년 4월초 서울 서초동 소년 법정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서울 도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날아난 혐의로 구속된 소녀가 소년법정에 섰다. 소녀의 홀어머니가 방청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용한 법정 안에 중년의 여성부장판사가 입장을 하고 무거운 보호처분(保護處分)을 예상한 듯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겁에 떨고 있는 소녀를 향해, 판사는 다음과 같은 판결을 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 힘차게 외쳐보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생겼다" 예상치 못한 재판장의 요구에 잠시 머뭇거리던 소녀는 작은 소리로 "나는 이 세상에서…"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더 큰소리로 따라 하라고 하면서 김귀옥 판사는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소녀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김귀옥 판사 "나는 이 세상에서 두려울게 없다" 소녀 "나는 이 세상에서 두려울게 없다"김귀옥 판사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소녀 "이 세상은 나 혼자가…" 하면서 그만 소녀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소녀는 지난해 가을부터 14건의 절도,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러 소년법정에 섰던 전력(前歷)이 있었다. 이번에도 동일한 수법(手法)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됐는데도 불구하고 판사는 소녀를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기로 판결을 내렸다.
판사가 이러한 판결을 내린 이유는 이 소녀가 작년 초까지 어려운 가정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으며 장래 간호사를 꿈꾸던 발라한 학생이었는데 지난해 초 귀가 길에서 남학생 여러 명에게 끌러가 집단 폭행을 당하면서 삶이 송두리째 모조리 바뀌었기 때문이다. 소녀는 당시 후유증으로 병원의 치료를 받았고 홀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신체 일부에 마비 증세가 왔으며 그 뒤로 소녀는 학교를 겉돌고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판사는 다시 법정에서 지켜보던 참관인들 앞에서 말을 이었다. "이 소녀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소녀에게 누가 가해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 아이의 잘못의 책임이 있다면 여기에 앉아있는 여러분과 우리 자신입니다. 이 소녀가 다시 이 세상에서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잃어버린 자존심을 우리가 되찾아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눈시울이 붉어진 판사는 눈물이 범벅이 된 소녀를 법대 앞으로 불러세워 "이 세상에 누가 제일 중요할까? 그건 바로 너야 이 사실만 잊지 말거라" 그리고 두 손을 쭉 뻗어 소녀의 손을 꽉 잡아주면서 이렇게 말을 이었다. "마음 같아선 꼭 안아주고 싶지만 너와 나 사이에는 법대가 가로막혀 있어 이정도 밖에 할 수 없어 미안 하구나"라고 했다. 이 사건은 김귀옥 판사가 16세의 소녀에게 이례적으로 아무런 형량을 주지 않는 불처분 결정을 내리며 참여관 및 실무관 그리고 방청인들 모두가 눈물바다가 됐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판결(判決)이었다.
아무튼 중국 전환(前漢)의 공부(孔駙: 공자의 9대손)가 말한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역설적인 말 같지만 죄지은 사람도 뉘우치고 돌아서면 언제든 평범한 사람이라 지은 죄는 벌하되 사람은 미워해선 안 될 것 같고 세상은 법보다 중요한 게 따뜻한 사랑인 것 같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46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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