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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일보 회장 |
중국 고대 유가의 경전인 오경인 예기에는 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뜻글자인 한문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가혹한 정치는 범보다 무섭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치가 잘못돼 사람을 해치는 것은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는 것 보다 견디기 힘들다는 뜻이 된다.
어느날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산길을 걷다 3개의 무덤 앞에서 슬피 우는 여인을 만난다.
공자는 제자에게 연유를 알아보라고 하니 이 여인의 대답은 오래전에는 시아버지가, 얼마 전에는 남편이, 이번에는 자식이 범에게 물려 죽었다는 것이다.
공자는 부인의 말을 뜯고 "그러면 이 고장을 떠나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하니 부인이 "그래도 이 고장에는 가혹한 정치가 없기에 눌러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자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한다.
"가혹한 정치는 백성들이 범보다 무서워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가르친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춘추시대의 말엽이다.
오래전의 애기지만 지금까지도 이 고사성어가 현세에까지 전해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시대적 배경이 다르다 하더라도 인간 본연의 삶의 욕구는 의ㆍ식ㆍ주를 해결하는 것 아닌가 한다.
6ㆍ25전쟁 이후 이 나라 국민들의 삶은 어떠했는가?
삼시세끼 밥을 먹으며 제대로 된 집과 옷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흔하지는 않았다.
나라와 국민들은 어렵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미국의 원조 하에 구호물자가 일부 국민들에게 보급되고 군사정부가 반공을 앞세운 경제개발을 국정목표로 삼는다.
배고픔과 민주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염원을 등에 업은 야당은 줄기차게 여당인 군사정권의 강압에 의한 국정목표를 제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군사정권은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냈고, 국민들 또한 이들의 정부 시책에 호응하면서 학생들까지 동원 됐다.
학생들은 봄이 되면 산에 나무를 심었고 여름이면 파리, 모기, 쥐를 잡아 학교의 검사를 받아야 했다.
여름 갈수기에는 한 해에 대비, 갈라진 논에 학생들을 동원, 냇가의 물을 퍼 올리기도 했다.
신학기가 되면 가정방문이라는 것이 있었다.
학생들 집에 재봉틀, 라디오가 있는지, 신문을 구독하는지, 자가인지, 셋방인지를 조사해 기록으로 남겼다.
지금 이 시대에는 생각지도 못할 일들이지만 국민들은 잘 따랐다.
국토건설이란 명제 하에 젊은이들은 고속도로나 댐 건설에 투입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다.
혼ㆍ분식 장려라는 국정지침에 국민들은 모두 동참했다.
잘사는 집, 못사는 집 할 것 없이 하루 한 끼는 밀가루 음식이나 혼식으로 끼니를 때웠다.
이런 가운데 국가도 국민들도 민주화, 산업화를 일구어 냈다.
그때의 산업전사와 국민구성원들은 독일의 광부, 간호원 등으로 외화를 벌어 들였고, 월남 파병으로 세계정세 속에 발을 들여 놓으며 외교력도 과시하며 조국근대화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IMF도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다.
오늘날 그 주역들은 어디에 서 있는가?
꼰대라는 비속어에 가슴 아파하며 바이러스 감염을 염려하면서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시대의 국민들은 휴대폰 하나로 모든게 이뤄지는 문명의 시대에 살면서 공정을 주장하고 있다.
살만한 세상이다.
근데 국민들은 둘로 쪼개어진 듯 하다.
하나로 뭉쳐 가혹한 정치 현실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변화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이기에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국익에 우선하자.
국정지침에 잘 따르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일구어 낸 소시절로 돌아가 한마음이 되자.
가정맹어호라는 고사 성어에 나오는 그 여인처럼 가혹한 정사에서 벗어 나려면!
http://www.changwonilbo.com/news/257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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