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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위원 |
요즘 ENA에서 방영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아스팔트를 녹일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면서 본 위윈 역시 매주 빠지지 않고 시청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 편이 방영 됐는데 이 중에서 유독 관심이 많았고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바로 다리미 살인미수 사건이다.
그러면 이 사건의 줄거리를 보자. A빌라 201호에 사는 갑(81세)은 평소에 성격이 매우 난폭하며 의처증이 심했다. 배우자 을이 택배기사와 이야기를 하자 갑은 "벌건 대낮부터 외간 남자하고 시시덕거린다. 나 없으면 아주 안방에다 들이겠네, 몸 파년 년처럼"이라고 말한다. 이에 참다못한 을은 화가 나 다 끝내자고 하면서 다리미로 갑의 얼굴 쪽을 과격해 갑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을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그런데 을은 변호인 대동 없이 홀로 수사를 받다가 "내가 영감을 죽이고 싶어서 다리미를 휘둘렸다"라고 진술했다. 그리고 검사는 이러한 수사기록을 보고 을을 살인 미수죄로 기소하고 이에 로펌의 선임 변호사는 이 사건을 우영우에게 맡기면서 집행유예 쪽으로 가자고 한다. 즉 살인미수에 대한 유죄를 인정 하긴 하되 평생 남편 뒷바라지를 해온 을의 사정을 보아서라도 형을 집행유예 해 감옥소에는 가지 않게 반성하며 살아가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재판부에 자신의 혐의를 모두 순순히 인정해 반성하는 취지를 보일 수 있게 하므로 안전한 전술이다. 그러나 집행유예도 실형의 선고이기에 만일 살인미수죄의 집행유예가 선고 된다면 민법 제 1004조 1호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에 해당 되므로 을은 갑의 명의로 된 집과 연금을 상속 받을 수 없어 매우 곤궁해질 염려가 생긴다. 그래서 우영우 변호사는 동료 선임 변호사가 제시한 집행유예와는 달리 피고의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리고 재판이 열리고 을은 검사의 심문에 절대로 갑을 죽일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검사는 "남편을 공격할 때 쓴 다리미입니다. 사실은 남편이 죽기를 바랐던 것 아닙니까?"라고 묻자 을은 잘못했다고 말하고 첫 번째 재판은 검사측이 유리하게 이끌고 그리고 다음 재판에서 피해자 갑이 법정에 나와 화를 내면서 물병에 물을 쏟는 등 폭력성을 드러내며 갑자기 사망하게 된다.
그러자 검사는 살인미수죄가 아닌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 요청하게 되고 피해자의 사인은 뇌출혈로 밝혀졌다. 그러자 우영우 변호사는 을이 늘 남편 갑이 머리가 아프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 내고 다리미에 맞아 생긴 뇌출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추론해 내고 의사를 법정에 출석하게 해 질문을 한다. 이에 의사는 환자가 다리미에 맞아 기절까지 했다고 하니깐 그걸 토대로 진단을 한 것이라고 하며 갑은 81세의 노령으로 자발성 경막하 출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외상성 경막하 출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서 우영우 변호사는 피고인의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간에는 인과관계 즉 주관적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살인죄가 아님을 주장하고 이에 판사도 주관적 구성요건인 고의성 즉 살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살인미수죄에 대해여는 무죄 상해죄에 대해여는 유죄로 인정해 피고인이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이 드라마는 끝이 난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고 조금 이상하고 애매한 내용이 있었다. 본 위원 역시 법학과를 졸업하고 경찰 공무원 순경 공채에 합격해 중앙경찰학교 55기를 그만 둔 법학도로 이 드라마가 유머로 느껴지는 것은 맨 처음에 을이 남편을 때려 살인할 의도가 있었다면 과연 을은 신고를 했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고를 한 자체가 이상하고 또한 을이 남편을 다리미로 때렸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지? 피의자의 자백이 범죄의 유일한 증거 일 때는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다.
설상 을이 다리미로 때린 사실을 자백해 밝혔다고 해도 부부싸움에 벌어진 우발적인 과실치상이나 과실치사로도 충분한데 이것을 살인죄로 검찰에 송치한 자체가 이상하다.
그리고 또 경찰조사에서 을이 갑이 죽었으면 좋겠다며 말한 것은 부부싸움 중에 감정이 격해져 흥분한 상태에서 한 발언이라 그리 중대한 사안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그냥 상해죄로 벌금형을 선고하거나 범죄경력이 없다면 치매에 걸린 남편을 간호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로 우발적 요인에 따른 정상 참작으로 선고유예를 하는 것도 괜찮은데 판사는 상해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내렸다.
집행유예는 재판관의 판결로 결정된 피고인의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경우 전과기록이 남게 된다. 반면에 선고유예는 재판관이 피고인의 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선고유예 후 2년 동안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경우 면소된 것으로 간주,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집행유예는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전과자 신분이 돼 선고유예보다 큰 처분이라 선고유예가 아닌 집행유예를 내린 드라마 마지막 부분이 아쉽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75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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