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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1/31  창원일보
[한상석 칼럼]
관조(觀照)의 눈, 욕망(欲望)의 눈

부산제2항운병원
영상의학과 원장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 중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건 아마도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동산의 선악과(善惡果)나무 이야기일 것이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은 천지 만물을 지으신 후 사람을 위하여 에덴동산을 만들고 그 가운데에는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두었는데 동산 내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으되 중앙에 있는 나무 열매는 먹지 못하게 금하였다.  
 

어느 날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 제일 간교한 뱀이 이브에게 나타나 참으로 교묘하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이에 이브가 답하길`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그러자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이에 이브는 평소에는 아예 쳐다볼 생각도 안 하다가 뱀의 말을 듣고서는 마음이 동하여 그 나무를 본 즉`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이 사건 이후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되고, 이브는 출산의 고통과 함께 자식을 낳고 아담의 지배를 받게 되며, 아담은 자신의 범죄로 말미암아 땅이 저주받아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어 평생 얼굴에 땀 흘리며 뼈 빠지게 수고해야 입에 풀칠하고 살아가게 되는 형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지은 죄에 대한 형벌은 그들 대에서 끝난 게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후손에게까지 대물림되어 우리네 인생살이를 이다지도 고달프게 만들었으니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브 할머니는 그딴 뱀의 꾐에 넘어갔단 말인가?          
 

그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이브가 선악과를 보고 느낀 감정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여자가 나무를 본 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 먹고`     이 부분을 어려운 신학적 해석 대신 그냥 쉽게 설명하자면 그녀의 눈에 그 사과는 입이 즐겁고, 눈이 즐겁고, 정신적 욕구까지 채워줄 대단한 것으로 보였다는 말이다. 그러면 이 대목에서 한 번 생각해 보자. 본능, 정욕(情欲), 욕망, 욕구 등으로 표현되는 위와 같은 감정은 결코 품어서는 안 될 나쁜 것인가?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생명체에 없어서는 안 될 강력한 생명력(生命力)이다.         
며칠을 굶어 위와 장이 다 비었는데도 먹고 싶다는 욕망이 없다면, 물 구경한 지가 며칠이나 되었는데도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면, 며칠 동안 잠을 자지 않았는데도 자고 싶다는 욕망이 없다면 우리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돈에 대한 욕망이 없어 집안에 양식이 떨어졌는데도 가장이 돈 벌어올 생각은 않고 집안에서 빈둥거리고만 있으면 식구들 입에 밥은 누가 넣어주나?
 

이성(異性)을 보고서 욕정을 느끼지 않는다면 어떻게 개체를 보존(保全)하며 종족을 번성케 할 수 있을까? 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보다 높은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면 어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으며 언제 깨달음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 하나님은 모든 생명체에게 본능(本能)이라는 이름으로 욕망과 쾌락을 부여하셨다.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부디 살아남으라고. 이거라도 즐기며 견뎌내라고, 그래서 온 땅에 번성하라고. 그런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사과를 본 이브가 느낀 세 가지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이들 감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데 있다. 자신을 만든 창조주가 하지 말라고 금(禁)한 것을 범(犯)한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왜 범했나? 그건 바로 욕심 때문이다.
 

인간의 가장 큰 문제는 본능을 넘어서는 욕심(慾心)에 있다.
동물은 본능만 충족시키고 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인간은 거기서 멈출 줄 모르고 채우면 채울수록 커지기만 하는 욕심이라는 단계로 발을 내디딘다. 임자가 있는 사람이 불가촉(不可觸)의 이성과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바람에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매력적인 이성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자연스런 생물학적 현상이다. 하지만 사람은 사과가 아닌지라 `보암직하다`에서 끝내면 아무 문제 되지 않을 것을 `먹음직스럽다`라는 경지로 발을 내딛는 순간 불행의 씨앗이 싹을 틔운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에 대한 안전장치로 눈(目)을 하나 더 주셨다. 눈을 하나만 주면 세상을 온통 욕망의 시선으로만 바라볼까 봐 관조(觀照)의 눈을 하나 더하셨다. 육신의 정욕과 머릿속 생각을 다 내려놓고 호수처럼 고요한 마음으로 있는 모습 그대로 사물을 바라보며 진리의 등불에 비추어 보는 바로 그 눈. 관조의 눈 말이다.      
 

그동안 인간은 욕망(欲望)의 눈만 너무 크게 뜨고 살아왔다. 그 결과, 인간의 능력은 이제 신의 자리까지 넘볼 만큼 커졌는데 행복의 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교만이라는 이름의 열차는 파멸의 종착역을 향해 지칠 줄 모르고 달린다. 
 

이제 우리 그동안 감기다시피 한 관조(觀照)의 눈을 뜨는 연습을 해보자. 매일 아침 명상(冥想)과 묵상(默想)과 기도로 새벽을 열며 관조의 눈으로 조용히 나 자신을 바라보자. 그리하면 욕망으로 달아올랐던 눈의 열기가 식으면서 차분하고 평온한 관조의 눈이 점점 크게 뜨일 것이다. 그리하여 두 눈의 조화로운 시선으로 안팎을 바라보고 자신과 세상을 보다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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