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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2/01  창원일보
[차상은 칼럼]
사건ㆍ사고의 초기대응 중요성

객원논설위원
경희대학교 교육협력 중앙병원 특임이사
최근 몇 년간 대형 재난사고 또는 산재사고를 보며 초기대응의 중요성을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했다.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고 관련 선사의 무리한 증축으로 인한 복원력 약화, 과적(過積)과 부실 고박(固縛), 선원들의 운항(조타) 과실 등이 결합한 사고였지만, 당시 검찰 수사 결과 발표자료를 인용하면, 세월호는 출항 전 평형수를 933.6t 줄이고 대신 1065t의 화물을 더 실었다. 2단으로 쌓아 올린 컨테이너는 밧줄로 둘러 묶는 방법으로 화물을 묶었다. 원칙대로라면 바닥에 돌기를 설치해 컨테이너를 꼼꼼히 고정해야 하지만 물류 담당 직원들은 대충 작업을 진행했고 선장 이모씨와 선원들도 이를 묵인하고 넘어갔고, 사고 당일 선장 대신 당직 근무를 하던 삼등항해사 박모씨는 당시 경력이 5개월 정도에 불과했고 맹골수도 해역을 처음 운항하고 있었다. 조타수 조모씨는 자기가 생각한 대로 변침이 이뤄지지 않자 조타기를 큰 각도로 돌렸다. 이때부터 잠재돼 있던 참사 요인들이 잠에서 깨어나 연쇄작용을 일으켰다. 복원성이 약한 세월호는 좌현 쪽으로 급히 기울었고, 제대로 고박돼 있지 않던 화물이 좌현 쪽으로 쏠렸다. 그러자 화물 때문에 배는 더욱 더 기울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선장은 승객을 버리고 달아나 법원은 유기치사상죄를 적용하여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경우도 직접적인 원인은 군중 밀집도가 높아져 `군중 유체화` 현상으로 `압착성 질식사`와 `뇌부종` 등으로 많은 인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경찰ㆍ지자체ㆍ소방ㆍ서울교통공사 등 법령상 재난안전 예방 및 대응 의무가 있는 기관들은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구조 신고 등을 접수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확한 상황판단과 상황전파 지연, 유관기관 간 협조 부실과 구호 조치 지연 등 기관들의 과실 중첩으로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사건 발생전 선박운항과 시민행사 등에 대한 초기대응의 총체적 실패와 과실이 여실히 들어난 것이다.
 

1979년 4월 1일 창설한 미국의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준비된 국가`라는 비전을 가지고 재난에 대한 대비, 예방, 대응, 복구를 주도하고 있다. 국가대비목표(National Preparedness Goal)에서 임무 영역을 대비, 보호, 대응, 복구 및 경감이라는 5가지로 분야로 구분하고, 자연재해ㆍ테러ㆍ인적 재난으로 인한 모든 위험으로부터 포괄적 비상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19년 작성된 서울특별시 재난 및 사고 발생 시 서울시 재난관리 체재하에 공단이 편입된 `재난사고 초기대응 매뉴얼`을 수립하여 서울시와 연계한 기관장 임무 및 공단 재대본의 역할을 재정비하여 초기대응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매뉴얼에서 `중대 재난사고 발생시 시 재난관리 체제하에 공단이 편입된 초기 대응방법 등을 구체화하여 신속한 지휘체계를 가동함으로써 피해확산방지 및 조기수습 도모`, `시 SNS 대응방안 등을 통한 실시간 상황공유 및 공동대응방법 제시`, `시 재난대응 매뉴얼에 기초한 초기대응 원칙 및 기준 마련` 등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2022년 9월 발표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원전안전 분야(방사능 누출)」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에서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및 연구용 원자로에서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 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응절차 및 조치사항을 규정하기 위하여 `위기 유형과 관리 체계`, `위기관리 기본방향`, `위기경보 수준별(관심, 주의, 경계, 심각) 조치사항`, `재난 상황별 조치내용 및 절차`, `기관 대응수칙(재난관리 체계도/절차도, 재난대응 프로세스)` 등이 상세하게 작성되어 공표하였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상공까지 휘젓고 다닌 북한 무인기 침범 사건과 관련해 당시 상황을 조사한 결과, 무인기 대응을 위한 군의 3대 정보 전파ㆍ공유 시스템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북한 도발 등 상황을 전ㆍ후방 각급 부대 지휘관들에게 즉각 전파하는 긴급통신망인 방공부대의 `고속지령대`는 물론이고 대응 작전 실행을 위한 상황 전파망 `고속상황전파체계`, 북한 도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응하는 시스템인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까지 제 역할을 못 한 것이 드러났고, 실제 전쟁 발발 시 작전 수행의 시작점인 상황 전파ㆍ공유 체계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의미 심장한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통상적으로 사건ㆍ사고 또는 재난ㆍ산재 관련 초기 행동 매뉴얼 관련 임무와 역할, 단계별 대응, 상황단계별 조치 등이 신속ㆍ정확하게 추진되고 실행되는지는 지금까지 겪어온 일련의 여러 사건과 사고를 통해 보듯이 그냥 `준비안된 무질서`의 `우왕좌왕`, `허겁지겁`이라는 표현이 다소 적절할 것 같다.
 

한국군 서열 1위 김승겸 합참의장이 최근 전군 주요 지휘관들에게 당부한 말을 기억하자. "(우리 군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기 조직을 훈련시키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없는 점"이라며 "폼 잡는 게 장군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고 한다. 주요 지휘관들을 화상으로 연결해 북한 무인기 대응과 관련한 `결전 태세 확립 회의`를 4시간 이상 열면서 "이런 방식으로 하면 실전에서 여러분 또 당하고 어려움 겪는다"며 "훈련 방식을 바꾸라", "지휘관들 전부 높으신 분들 앉아가지고 팔짱 끼고...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할 분들이 거룩하신 말씀만 하면..."이라며, "폼 잡고 싶으면 다 해놓고 잡으라"고 말했다고 며칠전 어느 언론사는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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