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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5/25  창원일보
[우외호 칼럼]
부처님 오신날을 즈음하여

논설위원
오는 27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법정 공휴일 중 하나로 음력 4월 8일을 말한다. 음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윤달의 유무나 음력 초하루의 날짜에 따라 양력 날짜는 매년 달라진다. 2017년까지는 석가탄신일이라고 불렀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로부터 대체 공휴일이 적용돼 3일의 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부처님 오신 날`을 2017년 이전에는 `석가탄신일`로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석가 탄신일은 예수탄신일에 비하여 30년 늦게 그것도 소송을 통하여 국정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그 명칭도 처음에는 `석가탄신일`이라고 하였고, 약칭하여 `석탄일(釋誕日)`이라고 불렀다. 의미는 석가모니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공휴일로 지정하여 국민들이 쉬면서 석가탄생을 축하한다는 것이 근본 취지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사월 초파일, 그냥 초파일로 불러왔다.
 

1975년 대통령령에 의해 석가탄신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불교계에서 "석가는 샤카라는 인도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며, 한글화 추세에 따라 `부처님 오신 날`이 공식 명칭으로 더욱 적합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바꿔줄 것을 요구하였다. 지난 2017년 20대 대통령 선거 기간에 석가탄신일을 맞아 문재인 후보는 "내년에는 부처님 오신 날로 인사드리겠다"고 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7년 10월 10일 국무회의에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석가탄신일`을 `부처님 오신 날`로 변경하는 내용을 의결하였다.
 

세계 불교계는 부처님 오신 날의 날짜가 좀 다르다. 남방 불교국가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이라는 탄생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탄생 성도 열반을 합친 `웨삭의 날`인 음력 4월 15일, 양력으로는 대개 5월 15일을 기준하여 부처님의 탄생 성도(成道) 열반(죽음)의 날인 `웨삭일`에 기념법요식을 갖는다. 중국 한국 대만은 음력 4월 초파일을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기념하고 있으며, 일본은 양력 4월 8일에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각 사찰에서는 봉축 법요식을 거행하고 불교계가 합동으로 제등행렬을 벌이는데, 이것은 1996년(불기 2540년)부터는 연등축제로 이름을 붙이고 동국대 운동장-동대문-종로- 조계사에 이르는 제등행렬을 비롯하여 불교문화마당, 어울림마당(연등법회), 대동(회향)한마당 등 행사가 추가되어 종합적인 축제로 전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의 참된 의미는 "생명의 존엄성을 인식하고, 마음속의 무명(無明)의 어둠을 밝혀 지혜를 얻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자"는 것인데, 이것은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실제로 행하여 교시하신 가르침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대로 본받자는 의미에서 성인(聖人)으로서의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봉축하자는 것이다.
 

올해를 불기 2566년이다. 이것은 탄생기년이 아니라, 열반(죽음) 기년(紀年)이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지가 2566년이 되었으며, 여기에 80을 더하면 부처님은 지금으로부터 2646년 전에 탄생하셨다는 것이다. 불기는 탄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열반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열반이란 모든 번뇌 망상이 사라진 깨달음의 성취를 말한다. 이것은 죽음이라는 대열반을 통해서 완성된다고 보는 관점에서이다. 아무리 깨달음을 이루었다고 할지라도 살아 있는 동안은 생존의 조건 때문에 완벽한 열반이라고 보지 않는 관점에서 불기를 열반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방생을 행하는 자들이 많다. 그런데 그 의미는 알고 하는지 궁금하다. 생명의 존엄함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이 동물을 죽이는 것을 보았을 때 마땅히 방편을 써서 죽게 된 짐승을 살려주어야 한다. 형식적인 방생보다는 가난한 이웃을 구제하는 것 또한 방생의 방편이다.
 

연등을 달고 제등행렬을 하면서 연등축제를 벌이고 기념 법요식을 하는 행사위주의 부처님 오신 날 봉축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부처님이 인류에게 교시(敎示)하신 메시지가 무엇이며 그 메시지는 오늘이라는 21세기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세계평화와 인류에게 어떤 정신적 가르침인지 구체화하여 정신적 행복을 주는 불교로서 사회와 대중에게 다가가는 불교계의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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