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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現) 숨쉬는한의원 의정부점 진료원장 송예은 |
우리는 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일을 많이 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멕시코, 코스타리카와 칠레의 뒤를 잇고 있으며, OECD 36개국 중 4번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9년 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 나라 직장인은 2명 중 1명 꼴로 만성 피로를 느끼고 있었는데, 대한민국의 무한 경쟁 사회에서 어쩌면 이는 당연하다. 한국의 커피 소모량이 무려 세계 3위가 된 것에는 직장인들의 과로와 밤샘야근이 분명히 일조할 것이다.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피로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2020년 기준 초등학생이 다니는 평균 학원 개수는 2.3개로, 어린이 10명 중 6명은 오후 6시가 넘어서 귀가한다고 한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하는 중, 고등학생들까지 고려하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일에 노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피로는 무엇일까. 피로는 정신이나 몸이 지쳐있는 상태를 이르는 용어로서,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만성 피로는 6개월 이상 지속적인 피로를 호소하지만,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하고 명확한 의학적 원인이 없는 경우를 가리킨다.
수면 장애 혹은 수면 이후에도 나타나는 피로감, 다발성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인 피로보다 전신 통증으로 인한 피로감, 강직된 관절,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진행되지 않고 반복되는 사고 과정(brain fog) 등이 더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오래 지속된 피로감이 있었다면, 그동안 단순한 피로라고 넘겨왔던 증상들이 이러한 감별 증상들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만성 피로의 원인과 병리기전은 아직 불명확하며, 검증된 근본 치료법이나 진단법이 없다. 현재로서는 증상의 개선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이 최선의 목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성 피로는 한의학을 통해 치료, 관리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피로를 주요한 병리 상태로 인식해왔다. 지속적인 피로는 전신의 장기와 기혈의 불균형 상태로 유발되는 것이며, 병인인 불균형의 해소를 통해 치료해왔다. 피로 병리상태의 주된 분류 유형으로는 소화 기능의 저하로 인한 비기허증(脾氣虛), 에너지의 부족과 혈액 순환의 부전인 기혈양허증(氣血兩虛), 심장의 혈액 부족과 소화 기능의 저하가 모두 있는 심비양허증(心脾兩虛), 스트레스로 인해 간의 기능의 문제와 이로 인한 소화 기능의 저하가 나타나는 간비불화증(肝胃不和) 등이 있다.
대표적인 한약 처방인 소요산(逍遙散)의 사용은 간비불화(肝胃不和)의 병리상태에서 피로 호전에 높은 근거 수준을 갖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소요산은 동의보감에 수록된 처방으로, 피로감 개선, 제반 증상의 호전의 효과가 건강 보조제나 생활 습관의 개선보다 뛰어났다. 또한 침 치료와 부항 치료도 시술시 높은 수준의 호전감이 나타났으며, 이 외에도 추나, 이침, 약침, 뜸 치료도 증상 관리에 도움을 준다.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들은 실질적으로 신체가 쇠약해져도 실험실 검사 결과가 정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질환은 검사 결과보다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지속적인 피로에 무방비한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치료를 통해 개선하는 것을 권유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29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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