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前)부산대학교병원 비상재난안전팀장 |
눈의 기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사물을 보고 인식하는 것이다.
밤에는 어두워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야간 투시경 같은 장비로 어두운 상황에서도 대낮같이 볼 수가 있다. 또 작고 가까운 곳은 현미경으로 크고 멀리 있는 것은 망원경으로 형체를 파악한다.
경비병이나 보초는 수칙을 숙지해 사물을 보면 원칙없이 보는 것보다 체계적으로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운전하는 사람은 좁은 길에서 큰 도로로 나가가거나 할 때 이런 규칙을 알면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가 있다.
군에 다녀온 사람은 다 알겠지만 다시 한 번 상기해 보고 일상에 적용하면 좋을 듯 하다.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반복되게, 50메타씩 끝어서 중첩되게, 한 곳에 집중하고 마음대로 상상하지 말라`는 수칙이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르는 휴전선은 155마일, 즉 250킬로미터이다. 육군 10개 사단이 맡고 있다.
과거에는 소총을 휴대하고 맨눈으로 응시하며 지켰으나, 요즘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이상 접촉을 감지하는 철조망인 광망과 가시 돋친 몇 겹의 철책, CCTV, 열상감시장비 등이 이중삼중으로 휴전선을 경계하고 있다. 특이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각 소초 상황실 마다 설치된 수개의 모니터에 경고음과 경고 신호가 나오고 장병들은 상황에 맞는 작전을 펼치게 된다.
그런데 최신의 과학화 시스템이 월북자, 귀순자의 다양한 행동거지를 감안해 설계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산짐승의 움직임, 거센 바람에도 반응한다. 22사단의 경우 2021년의 경우 감시카메라 1대당 1년에 6만 번의 경보를 울린 것으로 조사됐다.
어떤 감시카메라는 1년 동안 21만 번이나 울렸다. 다른 사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155마일, 250킬로미터 휴전선을 물 샐 틈 없는 완벽한 경계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휴전선의 경계의 목적은 월남자, 귀순자 단속이 아니다. 국지도발, 전면전의 차단과 지연이다. 잘 보고 있다가 북한군의 유의미한 움직임이 있으면 그에 상응한 군사적으로 맞서는 것이다.
155마일의 휴전선 경계는 달리 말하면 북한군의 공격에 대한 조기경보와 신속 대응의 1차 방어이다.
그런데 북한군이 우리 GOP의 위치와 화력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휴전선 전방 부대의 1차 방어기능이 상당 수준 훼손됐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휴전선의 선형(linear) 방어 태세를 점차 기동 방어 태세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전방 상황에 정통한 한 예비역 육군 장성은 "전방 병력을 조금 뒤로 빼는 대신, 화력과 기동력 증강시켜 적이 침투 하면 신속하고 압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기동 방어이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감소에 맞춰 단 한 명도 휴전선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강박증은 점점 설득력을 잃을 것이다. 병력 감소는 동시에 휴전선 경계 전술의 재정립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08539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