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로 출세가도를 달리던 대중가수가 한 번의 잘못으로 교도소에 수감돼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술을 먹고 운전하다가 택시를 들이받고는 그대로 도주해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마시고는 음주운전을 잡아뗐다. 1990년대에야 가능했지 지금은 도로 곳곳에 설치된 CCTV에다 오가는 차량에 달린 블랙박스로 언감생심이다.
1990년대 경찰서 교통조사계에 근무하던 어느날 야간 당직을 서고 있심데 장유에서 음주운전 의심 교통사고가 접수됐다. 교통사고 신고에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가해운전자가 피해자를 태워 시내 병원으로 갔다고 한다. 병원 응급실에 가니 피해자는 응급조치 중이었고, 가해운전자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인적사항을 묻는데 입에서 술 냄새가 나 음주측정을 요구하니 병원에 와서 먹은 술이라 한다.
진위여부는 나중에 밝히면 될 일이기에 우선 음주측정에 응하도록 했다. 그때만 해도 윤창호법이 시행되기 전이었기에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 0.081%는 취소 수치는 아니었다. 며칠 뒤 가해운전자를 출석시켜 사고경위를 수사하는데, 피해자를 응급실에 데려다 주고 평소에 보지 못하는 붉은 피를 보니 가슴이 울렁거려서 도저히 그냥 참고 있을 수가 없어서 병원 앞 슈퍼마켓에 가서 소주 1병과 삶은 계란 1개를 구입해 응급실에 와 먹었다면서 음주운전을 부인했다.
병원 앞 슈퍼마켓에 확인하니 늦은 시간에 술안주로 삶은 계란 1개를 달라고 기억하고 있다 했고, 병원 응급실에 근무한 당직간호사도 치료 중인 의사에게 종이컵에 술을 부어서 "수고한다, 한잔하라" 권해서 밖으로 나가게 했다고 한다.
모든 정황으로 보아 가해운전자의 음주운전이 분명한데도 입원 중인 피해자와 발 빠른 합의에 피해자 또한 병원까지 오면서 술 냄새를 맡지 못했다고 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도로변에 CCTV도 없고 차량 블랙박스도 없었기에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다. 가해운전자의 사고 전 행적을 더듬어 음주운전을 규명하고자 했으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혐의 없음으로 종합보험에 가입됐기에 공소권 없음으로 창원지방검찰청에 불구속 송치했다.
허나 지금은 다르다. 음주운전 은폐 술 타기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 자기 차량뿐만 아니라 도로에 주차된 대부분의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에다 주요지점에 CCTV도 있다. 김해시청 관제센터는 24시간 CCTV를 살펴 범죄 혐의점이 있으면, 이를 파견나간 경찰관에게 알리면 즉시 112신고센터에 공조토록 하고 있다.
사고 전 행적은 휴대한 핸드폰 이동경로로 추적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음주운전 은폐 술 타기라니, 술 타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김병기(가락김해시종친회 사무국장ㆍ중앙종무위원)
http://www.changwonilbo.com/news/319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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