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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기자 |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설립,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특혜 대출이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 메뉴로 비판받아 왔으나 그때마다 공공기관들은 사내 복지 제도라는 이유로 버텼다. 그러다 2021년 강도 높은 대출규제 때 공공기관 특혜 대출이 문제가 되자 정부는 공공기관 사내대출금리(시중은행 가계대출 최저금리 이상)와 대출한도(주택자금 7,000만원, 생활자금2,000만원 이하)를 제한하는 지침을 만들어 내려 보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용지물이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63생, 경북 김천)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347개 공공기관의 사내 대출금 중 96,8%(2021년 말 기준)가 금리 한도 지침을, 53,2%는 대출한도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공공기관들이 정부 지침을 아예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도 공공기관인 한국은행 직원들이 시중보다 낮은 금리, 신용평가영향無, 무주택 실 거주 조건완화 등 이 모든 혜택을 담은 주택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직원 112명에게 총 45억 8,000만원의 주택자금 대출을 지원했다. 1인당 평균 약 3,800만원 규모다. 일반인들이 은행에서 주택담보 대출을 받을 때 올해 1분기 평균 금리가 연 4,2%였는데 한국은행 직원들은 0,8%포인트나 낮은 3,4%로 대출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근속 1년 이상 무주택 직원이라면 누구나 신청가능하고 주택 구입 시 최장 20년 분할 상황, 전, 월세 자금은 계약 기간 만료 후 상환이라는 조건까지 붙임)
그런데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다른 금융 관련 기관들이 이미 이런 제도를 폐지했다는 점이다. 금융 감독원은 2020년에 직원 주택자금대출 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현재는 지방 근무자 숙소 지원과 생활안정자금 대출만 유지하고 있는데 생활안정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0원이었다. 심지어 직원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알려진 시중은행들도 한국은행과 같은 제도는 운영하지 않는다. 법령상 은행원들은 주택담보 대출이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면 자신이 다니는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을 찾아야 하고 일반 고객들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은행 내부 대출의 또 다른 특혜는 이 대출이 신용평가회사와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모든 기록이 신용평가에 반영되어 다른 대출 한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한국은행 직원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일반 직장인이 1억원 대출 가능하다면 한국은행 직원은 사내 대출 5,000만원+외부 대출 1억원=최대 1억 5,000만원까지 복지 혜택 덕분에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내부 대출의 특혜는 시장의 건전성을 해칠 뿐 아니라 정책 신뢰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내부 대출의 특혜가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한국은행이 그동안 외부에 보여준 이미지와 정반대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수도권 부동산으로만 돈이 몰리는 현상을 타파하자며 구조개혁에 목소리를 높여온 한국은행의 기조와 내부 복지 혜택이 이라는 둘의 논리가 이치상 어긋나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은행이 말과 행동이 다른 정책을 운영한다면 시장은 이를 모순된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금리 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중자금 유입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즉 내부 직원이라 하더라도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부동산 시장 진입을 유도할 수 있어 시장 과열을 가속화 할 수 있다.
또 유사 기관 복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상대적 박탈감은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복지 강화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 전체 공공부문의 금리 혜택 확대 논란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어 다른 기관들처럼 직원 주택자금대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만 한다. 그러자 한국은행 관계자는 내부 대출 특혜는 직원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로 무주택 실 거주 조건을 요구해 갭 투자용 대출을 차단 한다며 은행 연합회 공시 은행 주담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 것인지. 실제로는 시중 평균 금리보다 0,8%포인트나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고 다른 기관들이 이미 폐지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해명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일반국민들은 부동산 대출 한번 받기 위해 온갖 서류를 준비하고 높은 금리와 까다로운 조건을 감수해야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인해 원하는 만큼 대출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직원들만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큰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정부의 출연, 출자로 운영되는 한국은행은 근속 1년 이상의 무주택 직원에게 금리 연 3,4% 수준으로 주택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한 사람당 평균 약 3,800만원을 빌려준 것이다. 시중 자금의 부동산 쏠림을 우려, 경고하면서 정작 내부 직원들에게는 파격적인 저금리 주택대출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국민과의 괴리감을 유발하고 통화 정책의 일관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내부 복지 정책을 재검토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통화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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