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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기자 |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유학자이자 정치사상가인 맹자(孟子)는 공자(孔子)가 사망하고 나서 백여 년 후 쯤 산동성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공자와 맹자는 정확하게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 확인 방법은 논어나 맹자에 실려 있는 그들의 행적을 추적해서 즉 그들이 만났던 사람들이나 목격 했거나 관련 되었던 사건들을 참고해서 연대를 추정하는 것이다.
공자는 대략 기원전 551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479년경에 죽었으며 맹자는 기원전 372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289년경에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가들에 의해 공자와 맹자가 살았던 시대는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로 분류된다. 공자는 춘추시대에 살았으며 맹자는 전국시대에 살았다.
춘추시대는 기원전 770년에서 기원전 403년까지며 전국시대는 기원전 403년에서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기 전인 기원전 222년까지다.
기원전 770년은 주 왕실(중국에 존재한 고대 국가, 姬周)이 견융(犬戎)이라는 종족에게 쫓겨 수도를 동쪽인 낙양(洛陽)으로 옮긴 해이다.
그 전까지 중국은 주 왕실(희주,姬周)을 중심으로 많은 봉건국가들이 위성처럼 분립해 있었으며 이들은 혈연과 제사와 군사에 의해 주 왕실에게 종속되어 있었다. 주 왕실이 동쪽으로 천도할 즈음을 전후해서 이러한 봉건제는 붕괴되기 시작했다.
춘추시대는 패자(覇者-황제로부터 일정한 지역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받은 제후의 우두머리)들의 시대였다. 패자는 주 왕실의 명목만은 존중하면서 실상은 무력으로 다른 제후들을 정복했고 그럼으로써 천하를 다스렸다.
차례로 천하를 제패했던 제(齊)나라의 환공(桓公), 송(宋)나라의 양공(襄公), 진(晉)나라의 문공(文公), 진(秦)나라의 목공(穆公), 초(楚)나라의 장왕(莊王)은 5패로 불린다.
춘추시대만 해도 제후국들은 실제적으로 독립한 나라였지만 패자들은 연맹을 결성해서 신하로서의 도리를 다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일까. 슬슬 제후들은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서 주변의 작은 소국을 침략하고 왕실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런 시대가 춘추시대이고 이후 전국시대에 들어서면서 그나마 행하던 주 왕실에 대한 예마저 행하지 않아 주나라는 거의 존재감을 상실하고 제후들도 더 이상 근왕(勤王.임금을 위하여 충성을 다함)의 명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춘추시대에 170여개에 달했던 제후국들은 동맹과 연맹의 결성, 외교적 , 군사적 전쟁을 통해 7개의 제후국으로 정리되었다. 즉 전국칠웅(戰國七雄)이라 불리는 한(韓), 위(魏), 조(趙), 연(燕), 제(齊), 초(楚), 진(秦)이 이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왕이라 칭하고 천하를 제패한다는 한 가지 목표를 두고 약육강식이라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생존 전쟁을 펼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분산된 권력을 단일한 권력으로 통합하기 위해 맹자는 사대사소(事大事小)를 활용하여 세력의 균형을 맞추고 궁극적으로 하나의 통일된 중국을 이루고자 노력하는데 여기서 맹자의 사대사소(事大事小)는 단순히 외교적인 방식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왕자 대일통(천명을 전해 받은 왕자에 의해 국가 통일을 이상화 하는 사고방식)의 차원에서 나라의 크기에 따라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방법론이 어떻게 천하를 통일하는 방법이 될 수 있는지를 보자.
먼저 사대(事大)는 작은 국가가 큰 국가를 존중하고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국가가 강대국의 질서에 순응함으로써 생존과 번영을 추구한다는 이념이다. 맹자는 이를 통해 약소국이 강대국과의 마찰을 줄이고 안전을 유지하면서 자국의 내정에 집중할 수 있는 외교적 전략으로 본다. 이로써 강대국과의 조화를 통해 천하의 안정을 도모하며 이를 통일로 이어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
사소(事小)는 그 반대로 큰 국가가 작은 국가를 배려하며 그들에게 억압이 아니라 협력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큰 국가가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맹자는 큰 국가가 작은 국가의 자주성을 존중하면서도 그들에게 필요한 보호를 제공함으로써 더 나은 외교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이로써 강대국은 작은 나라들을 병합하거나 억압하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통일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맹자의 통일방법론에 사대사소(事大事小)는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이다.
작은 국가는 강대국의 지도와 보호아래에서 안전을 보장받고 큰 국가는 작은 국가의 신뢰와 협조를 받아들여 전체적인 안정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강대국은 작은 나라들을 적대시 하지 않으면서도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맹자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일정 부분 적용될 수 있다. 현대의 국제관계에서도 강대국과 약소국은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할 때 세계적인 평화와 안정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사대사소(事大事小)는 현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큰 국가와 작은 국가 사이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데에도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큰 국가는 작은 국가를 존중하고 작은 국가는 큰 국가와 협력함으로써 상호 발전,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맹자의 통일방법론은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이루려는 철학적 근본을 제시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사상은 통일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학문적 토대가 될 수 있으며 현대의 정치적 상황에서도 유효하다.
그가 주장한 도덕적 원칙과 협력의 가치는 오늘날의 국제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통일 중국의 경험과 맹자의 사상은 큰 맥락에서 일치하고 이는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지혜가 되지 않을까 싶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3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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