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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전문기자 |
최근에 정부와 여당은 배임죄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이유는 기업들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어려움을 준다는 이유다. 제정 72년 만에 법전 형법에 배임죄라는 조항이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배임죄란 무엇인가? 형법 제355조와 356조에 규정된 배임죄는 쉽게 말해 다른 사람의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이 그 신뢰를 저버리고 재산상의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처벌하는 죄이다. 얼핏 보면 횡령죄와 비슷해 보이지만 횡령죄는 불법적으로 재물을 취득 하는 행위인 반면 배임죄는 본인이나 제3자의 이익을 꾀하는 과정에서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 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령 회사 임원이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업체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거나, 조합장이 조합원들의 동의 없이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공무원이 예산을 부적절하게 집행하는 경우 등이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 중요한 한 것은 돈을 직접 훔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재산상의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적용되는 법이 배임죄이다.
그 예로 배임죄에 관한 사례를 보자. 갑(甲)이라는 경영인이 을(乙)과 병(丙)두 회사를 경영하는데 을(乙) 회사에 투자받은 돈으로 병(丙) 회사 운영 인건비 등 자금으로 사용할 경우 을(乙) 회사에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끼쳐 배임이 적용되는데 이때 을(乙)과 병(丙) 두 회사의 주주가 동일하다. 그리고 을(乙)과 병(丙) 두 회사는 인적, 물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등의 이유로 갑(甲) 경영인은 배임죄에 해당 하는가 이다. (을(乙)과 병(丙) 두 회사는 인적, 물적 협력 계약을 체결 했다지만 철저하게 을(乙) 회사의 금전적 손해, 병(丙) 회사의 이득이 발생함) 이 사안은 먼저 을(乙) 회사의 투자금을 병(丙) 회사 운영비로 사용한 경우 을(乙) 회사가 금전적 손해를 입었고 병(丙) 회사가 이득을 본 상황이라면 이는 배임죄의 요건에 해당된다. 특히 을(乙) 회사의 자금이 투자금 이라면 그 자금을 특정한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벗어나 병(丙) 회사에 사용한 것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그리고 을(乙)과 병(丙) 회사의 주주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각 회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므로 각 회사의 재산은 독립적으로 보호 받아야 한다. 그래서 동일한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을(乙)회사의 자금을 병(丙) 회사에 사용하여 을(乙) 회사의 손해를 정당화할 수는 없고 또한 을(乙)과 병(丙) 회사 간 인적, 물적 협력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이 을(乙) 회사의 자금을 병(丙) 회사 운영비로 전용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는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계약의 내용이 을(乙)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포함하고 있지 않고 을(乙) 회사의 이익만을 위한 협력이라면 이는 계약의 형식만을 빌려 을(乙) 회사의 손해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배임죄에서 중요한 것은 해당 행위가 을(乙) 회사에 실질적인 금전적 손해를 초래했는지 여부로 을(乙) 회사의 자금이 병(丙) 회사에 사용되어 을(乙) 회사가 손해를 보았다면 갑(甲) 경영인은 배임죄로 처벌 받는 것이다.
이렇듯 배임죄는 기업경영인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소수주주 등 소규모 이해관계자들의 보호 역할을 하기에 매우 중요한 법이라 폐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즉 시민사회 측에서는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배임죄 폐지가 오히려 재벌 및 대기업 총수일가 등 소수 의사결정자들이 회사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소액주주와 근로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피해를 방지할 마지막 장치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명확한 대체 입법이나 구체적 보완책 없이 단순히 폐지하는 것은 경제 범죄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며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에 폐지를 찬성하는 측도 있다. 기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배임죄가 모호한 요건 탓에 걸면 걸리는 법이 되어 정상적 경영 판단까지 과도한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문제로 삼아 왔다. 이로 인해 경영진이 적극적인 혁신이나 투자 결정을 주저하게 되고 기업 경영의 위축을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는 배임죄가 없는 만큼 우리나라의 과도한 형사처벌 기조를 완화해 글로벌 스텐더드에 맞추자는 논리도 함께 제시하면서 찬성하고 나서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아무튼 정부와 여당은 배임죄를 없애겠다고 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정부의 입장은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이란 것 자체가 최소한의 지켜야 할 경계선인데 이를 지키지 못해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인데 법에서 제시한 선을 지키면서 사업하면 굳이 법을 없애야겠다는 판단을 할까? 지금까지 배임죄 처벌을 받았던 대표적인 사례는 몰라서나 실수보다 이익에 눈이 멀어 발생한 사건들이 대부분이라고 판단되는데 말이다.
현재 정부의 최고 수장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배임죄로 기소되어 있다. 만약 배임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법원에서 고의로 손해를 끼쳤는가를 따져 유죄 또는 무죄가 결정된다. 그러나 만약 국회에서 배임죄를 폐지하거나 적용범위를 크게 줄인다면 대통령 사건의 법적 판단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생긴다. 아예 죄가 성립하지 않거나 형사처벌은 어렵다는 쪽으로 갈 수 있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과연 기업인들의 더 안심하고 기업 활동을 위한 방안인지 아니면 면피하기 위한 공격적 행정인지. 필자 또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법학사)하고 공부했던 입장에서는 정부의 이번 판단은 이해가 어렵다. 배임죄는 중요한 법적 기초이며 이를 유기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사회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 그래서 현 정부와 국회는 배임죄 폐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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