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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부군수 |
아침저녁으로 제법 매서운 찬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다. 모두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산림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기초자치단체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메마른 대기와 강한 바람이 지속되면서 작은 불씨도 걷잡을 수 없는 재난으로 번질 수 있는 `산불 조심 기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연중화ㆍ대형화되는 추세다. 특히 올해만 하더라도 경북 의성, 경남 산청, 대구광역시 등지에서 대형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화마(火魔)가 휩쓸고 간 자리는 검은 상처만 남았고, 해당 지역주민들은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산림청의 최근 10년간 산불 원인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가 31.2%, 쓰레기 소각이 12.4%, 논ㆍ밭두렁 소각이 11.0%를 차지한다. 전체 산불의 절반 이상이 사람의 부주의나 불법 소각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거창군은 전체 면적의 75%가 산림이기 때문에 산불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이다. 지난 10년간 거창군 산불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총 25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그중 2건은 피해 면적이 1㏊가 넘는 큰 피해를 남겼다. 1㏊ 이상의 피해는 자연 회복이 어려워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인공 복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순간의 방심은 결국 군민의 소중한 혈세 낭비와 돌이킬 수 없는 산림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거창군은 덕유산ㆍ가야산ㆍ지리산 등 3대 국립공원이 둘러싸고 있는 천혜의 산림자원을 보유한 지역으로 산불 예방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전국적인 명소로 떠오른 거창항노화힐링랜드, 거창산림레포츠파크, 감악산 별바람언덕 등도 모두 울창한 산과 숲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거창군의 미래 먹거리이자 경남도에서 손꼽히는 소중한 산림자원인 만큼 화마로부터 지켜내는 일은 곧 거창의 생존과 미래 경쟁력을 지키는 일과 직결된다.
거창군에서는 내년 5월까지를 산불방지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무엇보다 예방에 중점을 두고 총력 대응하고 있다. 먼저 200여명의 산불감시ㆍ진화 인력을 투입해 촘촘하게 그물망 순찰과 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산불감시카메라 증설과 예방 캠페인을 통해 감시 태세를 강화했다.
또한 산불의 주원인인 소각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영농부산물 파쇄를 적극 지원하고,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를 일일이 지도ㆍ점검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산불예방 노력과 더불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과실로 산림을 태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울창한 숲을 가꾸는 데는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이 걸리지만, 그것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금은 군민 한 분 한 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거창의 푸른 산림을 지키는 힘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는 논ㆍ밭두렁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산행 시에는 라이터 등 인화물질은 잠시 내려두고 눈으로만 숲을 즐겨 주시길 바라며, 만약 산불을 발견한다면 내 일처럼 여기고 곧바로 거창군, 읍면 행정복지센터, 119 등으로 신고하는 깨어있는 군민의식이 필요하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가 실천하는 작은 예방 활동이 훗날 막대한 재난과 복구 비용을 막는 지혜로운 `호미`가 될 것이다. 군민과 지역을 방문하는 분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산림화재로부터 안전하고 아름다운 `산불 없는 거창`이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28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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