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GCF)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국제기구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과 떼려야 뗄 수없는 인연을 맺게 됐다. 지난 20일 인천 송도가 스위스 제네바, 독일 본이라는 국제도시를 물리치고 GCF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GCF는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다. 환경분야의 세계은행(WB)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유치전 초기에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국이 불리했지만 `아시아에는 국제기구다운 국제기구가 없다`는 논리가 먹혀 승기를 잡았다고 한다.
그만큼 GCF는 막강한 국제기구다. 기금 규모는 2020년에 연간 1,000억달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이후에도 기금을 계속 확충하면 규모 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을 넘어설 지 모른다.
한국이 비중있는 국제기구를 유치한 것은 GCF 사무국이 처음이라고 한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녹색기후기금 유치로 대외신인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주재원 500명을 기준으로 연간 3,8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미래의 먹거리로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다. 이미 출범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녹색기술센터(GTC)와 함께 시너지를 내 세계 녹색성장을 이끌어가길 기대해본다.
그렇지만 국제기구 유치의 외교적ㆍ경제적 효과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반의 지원 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국제기구는 우리 경제를 선진화하고 글로벌화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유치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국내 국제기구는 고작 30개다. 개발도상국인 태국도 133개의 국제기구를 유치했다.
태국이 국제기구 직원에게 외교관과 거의 같은 세제혜택을 주고 외국인학교, 병원 등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해온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GCF 유치는 한국의 국제기구 관련 역량을 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병원, 교통 등 생활에서 불편하다는 얘기가 나와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와 인천시는 내년에 송도에 입주할 GCF 사무국을 반드시 성공 모델로 만들기를 바란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한국의 가교 역할도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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