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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원논설위원ㆍ대가대 교수ㆍ색소폰니스트 지휘자ㆍ교육부ㆍ대한민국학술원 우수 저서(저자) 학술상ㆍ금연홍보대사 |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속 질주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다. 치매 환자 수가 이미 100만명을 돌파했다.
치매는 더 이상 가정 안의 사적 문제가 아니다. 의료, 복지, 돌봄, 주거 등 다방면에 걸친 사회적 이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중 하나의 중요한 영역, `치매 머니(Dementia Money)` 문제에 충분한 주목을 하고 있는가?
치매 머니란, 치매 환자가 생전에 보유하고 있었지만 치매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된 금융자산을 말한다. 은행 계좌, 보험금, 주식, 연금, 심지어 사적 금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러한 자산은 1조 원 이상에 달한다. 이는 고령자의 금융자산 일부가 사회적으로 `사라지는` 구조적 손실이요, 사실상 사회 전체의 잠재적 손해다.
문제는 제도적 사각지대에 있다. 치매 환자가 자신의 재산을 인지하지 못한 채 치료에 들어갈 경우, 대다수 금융자산은 잠자게 된다.
가족들이 이를 알더라도, 실명 확인, 위임장 발급, 후견인 지정 등의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규정으로 인해 금융기관과의 협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후견인 제도는 사실상 접근 장벽이 높아 실효성이 낮다.
이로 인해 수많은 치매 환자의 금융자산이 사실상 고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 한계가 더해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한 금융 조회, 연금 확인, 보험금 청구 절차 등은 디지털 취약계층인 고령자에겐 높은 장벽이다. 이는 치매 머니가 해마다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배경이 된다.
최근에 정부와 금융기관은 장기 미사용계좌 통합조회 시스템, 후견제도 개선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 중이다. 아직 현장 체감도는 낮다. 이제는 선언적 조치가 아닌, 실질적이고 통합적인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치매 진단 시점부터 자산 동결 및 조회를 위한 자동 알림 시스템 도입, 치매안심센터와 금융기관 간 실시간 정보 연계, 후견인 제도의 행정 간소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고령자와 그 가족을 위한 금융교육과 디지털 접근성 향상 프로그램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치매 머니는 개인의 재산 보호를 넘어 고령자의 존엄과 권리 보장을 위한 핵심 문제다. 평생 일군 자산이 치매라는 이름 아래 방치되고, 결국 사회의 그늘 속으로 사라진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침묵하는 재앙이다.
지금 우리실버가 주도해야 할 일은 `치매 머니` 같은 조용한 손실을 공공제도와 관심으로 끌어내는 일이다. 이유는 치매 머니의 구조적 해소 없이, 고령화 사회의 안전망은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멸치잡이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치매 머니` 개선을 위한 제도적인 그물망이 꼭 필요한 때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19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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