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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공인중개사 대표ㆍ경산시 주민예산위원 |
▲오래 사는 게 고통이라면
요양병원 복도에 훨체어를 탄 노인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 대부분 눈을 감고 있고, 몇명은 이름도 제대로 기억 못한다. 이들이 바로 한국의 `100세 시대를` 떠받치는 현실이다. 현재 공식적인 평균수명은 83세. 우선 보기엔 자랑스러운 수치다. 그러나 그 속엔 고통스러운 연명, 누구도 관심도 받지 못한 노후, 인간의 존엄을 잃은 하루하루가 숨어 있다.
▲건강한 삶은 66세에서 멈춘다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수명 83세, 기대수명은 계속 증가 추세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한국인의 건강한 기대수명은 66세에 불과하다. 즉 우리 인생의 마지막 17년은 아프고, 누워있고, 남의 손에 의존하면서 살아간다.
과연 자식도 국가도 돌보지 못하는 그 고통의 시간을 `축복`이라 부를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실을 정부가 모른척한다는 것이다. 건강 정책은 여전히 병원 중심이다. 예방은 뒷전이고, 병이 난 후에만 반응하는 후진적 시스템이고 고령자들을 병원침대에 누울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노인 정책은 형식적인 일자리와 형편없는 요양시설뿐이다. 결국 우리세대의 노후는 `몸은 병들고 마음은 가난하고 외로운 장수사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은가.
노인이 되면 치매 판정을 받고도 종종 병원에 스스로 가기 힘들다. 병원은 멀고, 돈은 부족하고, 자식은 바쁘다. 결국 집에서 방치되다가 사고가 나면, 그때야 자의반타의반으로 요양시설이나 병원으로 들어간다. 결국 병들면 감금당하듯, 연명으로 숨만 유지되는 게 현실이다. 지자체는 겨우 운동기구 몇 개 설치하고, 보건소는 만성질환자에게 전화 한 통화로 책임을 다하는 것인가?
통계 속의 수치로만 생명을 존재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아니고, 건강하게 오래사는 길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복지 정책이어야 한다. 지금대로라면 건강보험은 고갈되고, 요양보험은 손실을 메꾸지 못하고 장수의 승리가 아닌 국가적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장수보다 중요한 것
국가는 국민을 얼마나 오래 살게 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게 했는가? 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포플리즘처럼 보여주기식 실버정책이 아니어야 한다. 특히 예방 중심 의료, 지역 기반 건강돌봄, 노인 자립 지원, 사회 참여 기회 확대, 정신 건강 교육 확대 등. 이 모든 것을 종합한 `삶의 질 중심 정책` 없이는 100세 시대는 참담할 뿐이다.
지금도 수많은 노인들이 병상 위에서 눈물 흘린다. 자식은 돌볼 수가 없고, 국가는 외면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의미는 사라졌다.
민초(民草)는 오래 살고 싶다. 제발 사는 동안은 건강하게만 살고 싶을 뿐이다.
http://www.changwonilbo.com/news/319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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