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ㆍ4 지방선거까지는 아직도 390일이 남았다. 뚜렷한 후보군의 윤곽은 잡히지 않았으나 이미 활동을 개시한 정치인도 있다. 선거 준비에 1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표층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지만, 그 아래 맨틀에서는 벌써부터 서서히 움직임이 감지된다. 특히 여권에서 홍준표 현 경남지사는 재선에 도전할 뜻을 분명히 했고, 박완수 창원시장도 재도전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경선 재대결은 분명해 보인다.
야권에서는 지난 경남지사 보궐선거 야권단일화에서 양보를 했던 민주당 공민배 전 창원시장도 물밑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지방선거 레이스의 조기점화를 예고하고 있다. 110만 인구의 광역급 시장을 뽑는 창원시장 선거도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의 도지사 도전이 변수가 되겠지만 여권에서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이 이미 출마를 공식화 했고 나머지 후보군도 진행추이에 촉각을 세우며 정중동(靜中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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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홍준표 현 경남도지사, 박완수 현 창원시 시장, 공민배 전 창원시장(전 경남도립 남해대학 총장) |
경남도지사 여야 후보군 3명
내년 경남도지사 선거는 이미 지난해 12월 1년 반짜리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끝나면서 바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권 후보로 당선된 홍준표 도지사는 재선을 위한 포석 놓기에 분주한 모습이고, 지난 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은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대권도전에 따른 경남도민들의 반발심리를 등에 업고 도지사 자리 탈환에 성공한 새누리당의 기세는 등등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을 입증하기에 충분하게 보인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현 홍준표 경남지사의 전횡이 심각한 후유증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홍 지사가 `한번 더`를 강조하며 특유의 밀어부치기로 여론을 주도하며 경남도정을 회오리 치듯 몰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단 홍준표 지사는 경남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여론몰이에 성공하며 주조권을 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경남지사 당선에 성공하면서부터 경남도정을 쥐락펴락하며 기세좋게 몰고 가고 있다. 산하 기구 통폐합으로 시작해 경남도 진주 제2청사 추진으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진주의료원 폐업`이라는 초강수 도책을 내놓으면서 홍 지사는 `전국의 스타`가 됐다.
물론 강경 드라이브에 대한 평가가 뒤따르겠지만 여론의 화두로 등장하는데 성공했고, 자신의 인지도를 급상승시키는데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는 국회의원 시절 보다 더 해 경남에서 그야말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있다.
그렇지만 강한 면이 너무 돋보이면서 박근혜 정부와의 충돌 개연성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내년에 `공천의 벽`을 어떻게 넘을지가 조심스러운 면이다.
여권에서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홍준표 지사에 이어 다음으로 강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박완수 창원시장이다.
지난 도지사 선거 경선에서 아쉽게 패배의 쓴잔을 마신 박 시장의 재도전은 기정사실화 돼 있다. 현재로서는 박 시장 특유의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건너는`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큰 내색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홍 지사는 박 시장이 취약한 서부경남에서 `제2청사 유치`라는 공약을 내걸면서 선점했다. 여기에다 박 시장의 표밭인 `창원시 흔들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남도청을 마산으로 이전하겠다"며 마산시민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시장은 `안방 표밭` 지키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홍 지사가 "창원에 있는 일부 도단위 기관을 서부경남 등으로 이전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발끈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창원시의회 시정질문 답변과 창원시와 지역 국회의원 간의 현안 협의를 위한 간담회를 통해 경남도가 도청 제2청사 건립과 연계해 검토 중인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창원시장으로써 당연한 행보로 해석되지만, 추후 절대 후보 상대에 대한 견제 논리도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충분한 대목이다. 박 시장은 특히 홍 지사가 도내에서 강공책을 퍼붙고 있는 것과 다르게 국제무대를 통한 내공쌓기를 하는 모습이다. 박 시장은 세계적인 인터넷 통신사인 시장재단(The City Mayors Foundation)에서 주최하는`월드 메이어 프로젝트(World Mayor Project)`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세계시장 Top 10`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각종 유명 세계적 행사에 초청되고 있어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는 박 시장이 그동안 창원에서 세계행사 및 대회 등을 유치하면서 인지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도지사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에게 막판 단일화를 했던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을 비롯해 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도 조직관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 지방선거 여권 구도는 혼미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지난해 도지사 보궐선거와 대선 패배의 후유증 탓인지 이렇다할 주자가 부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야권의 대안으로는 민주당 경선에서 공천자로 결정됐으나 대선과 연계, 자당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막판 권영길 후보에게 단일화를 양보한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두관 전 지사 중도사퇴에 관한 도의상 책임을 지고 지난 선거에서 권영길 후보에게 `양보`라는 통큰 결단을 내린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물론, 진보세력의 좌장격인 권 전 야권 통합 후보의 지지를 이끌어 낼 적임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공 전 시장은 현재 민주당 행사 등에서 막후 활동을 계속하며 조용하게 정치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까지는 뚜렷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진보세력에서 누가 급부상할 지도 야권 후보군 지형도에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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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김오영 현 경남도의회 의장, 허성무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
창원시장 후보군 2명 출마 기정 사실화
110만 메머드급 지방자치단체인 창원시장 선거는 정치권의 공천문제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무공천 문제가 정치권의 화두가 되면서 내년 6ㆍ4 지방선거까지 어떻게 변형될 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초단체장을 무공천 하더라도 창원시장의 경우, 중앙당의 공천에 버금가는 결정이 따를 것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예상이다.
창원시장 선거의 경우, 박완수 현 시장의 거취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경남지사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지만, 이를 포기하고 통합 창원시장에 다시 출마할 경우 이에 대적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출마를 선언한 인사들이 눈에 띈다.
여권에서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인물은 현재 경남도의회 김오영 의장이다.
김오영 의장은 시장 출마를 기정 사실화 하면서 창원시내 각종 행사에 참석, 얼굴 알리기와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공천에 대비해 자신의 정치발판인 마산 지역구 출신의 안홍준.이주영 국회의원에게도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 부산시 이기우 경제부시장이 꾸준히 출마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는 가운데 마산 출신의 경남도 윤한홍 행정부지사와 창원시 조영파 부시장 등 현직 공무원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야권에서는 최근 당명까지 바꾸며 수권야당의 면모를 일시하고 있는 민주당 후보와 분별된 모습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통진당과 진보신당 후보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 선출 과정에서 문성현 후보(통합진보당)에게 양보한 허성무 후보가 지난 4월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에 선출되면서 창원시장 도전을 재확인하고 정치세력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경남도 정무부지사 출신의 허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치러진 대선과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에서도 각각 문재인.공민배 선거캠프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하면서 `정치공부`를 계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재 창원시장 후보로 수면위에 떠오른 인물은 여권의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과 야권의 민주당 허성무 경남도당 위원장 등 2명으로 압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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