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환경보전법이 우선이냐, 아니면 하천법이 우선이냐`
정부의 낙동강사업 대행권 회수에 반발해 소송으로 맞서고 있는 경남도와 국토관리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이다.
낙동강 사업권 회수 문제가 법정으로 이어져 경남도와 정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사업구간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 처리 문제를 둘러싼 관련 법의 해석을 놓고 또 다시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경남도에 따르면 강병기 정무부지사 등 도청 공무원 10여명은 지난 2일 낙동강사업 8공구인 김해시 상동 일원에서 매립된 폐기물의 시료를 채취하러 갔다가 1시간여만에 철수했다.
부산국토관리청이 하천법 위반 등을 이유로 강력하게 철수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남도 공무원들은 애초 21곳에서 시료를 채취하려다 5곳에서만 시료를 채취한 뒤 8공구 현장을 떠났다.
이에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토양오염 조사를 위해 낙동강사업 현장의 시료 채취에 나섰다가 부산국토청의 제지로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경남도는 토양환경보전법에 의해 시료 채취를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부산국토청은 하천법 위반이라고 맞서고 있다.
토양환경보전법 5조와 8조에는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토양오염이 우려되는 관할 구역안의 지역에 대해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특히 정밀 조사가 필요할 경우 소속 공무원 또는 직원으로 하여금 타인의 토지에 출입하거나 토지에 있는 나무ㆍ돌 등 장애물을 변경 또는 제거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경남도는 "김해 상동은 경남도 관할인데다 불법으로 매립된 폐기물로 인해 토양오염이 우려되기 때문에 조사를 위해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국토청은 그러나 하천법을 적용하고 있다.
하천법 33조에는 `하천구역 안에서 토지의 점용, 토지의 굴착ㆍ성토ㆍ절토, 토석ㆍ모래ㆍ자갈의 채취 등을 하려면 하천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천구역에 무단으로 들어와 시료를 채취하는 건 하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해석으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국토청은 "이 법에 따라 하천구역에서 시료를 채취하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경남도는 시료 채취 당시 무단으로 하천구역에 들어와 5군데나 굴착했기에 명백한 불법이므로 고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달 환경부에 질의를 했지만, 지금까지 환경부 직원으로부터 검토 중이란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면서 "환경부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달 26일 김해시 상동면 낙동강사업 8~9공구와 15공구 준설 구간에서 발견된 폐기물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47만 1,55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지만, 경남도는 "예측한 폐기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경남도는 국토해양부가 사업 대행권을 회수한데 반발해 지난달 23일 창원지법에 국가를 상대로 침해행위금지 가처분 신청과 대행협약 유효 확인 소송을 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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