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3 총선이 끝나 첫 주말을 맞은 경남은 만나는 사람들 마다 이변을 일으킨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정치권 이야기가 화두로 떠 올랐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경남 정치권이 이번 4ㆍ13 총선 결과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증이다.
전국적으로 여소야대를 만든 총선 결과 경남에선 새누리당 의석수가 15석에서 12석으로 줄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석에서 3석으로, 정의당은 1석을 확보해 야당 불모지 경남에서 진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경남 도민들 역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일방적 국정운영, 경제정책 실패, 유승민계 공천 축출과정 실망 등으로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 심판론 외에 경남 선거구별 인물, 선거구도 등도 승패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각 정당은 판단했다.
새누리당 경남도당은 경남 16개 선거구 전체 석권을 내세우긴 했지만 내부적으로 창원성산, 김해갑ㆍ을 3곳은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했다.
여권은 지난 총선때 진보진영 분열로 어렵게 얻은 창원성산에서 또다시 야권 후보가 난립하길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사실상 야권 후보단일화가 되면서 보수-진보간 1대 1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창원성산 투표율은 66.1%까지 치솟아 경남 평균(57%) 보다 9.1% 포인트나 높았고 경남 16개 선거구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후보간 득표차는 1만 3,500여표에 달해 노 당선인은 높은 투표율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마디로 노동자와 젊은 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했다는 결과로 도출된 것이다.
김해갑ㆍ을은 더민주 후보들의 개인 역량을 뛰어넘지 못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렇다할 반전 계기를 잡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경남도당은 특히 양산을이 더민주로 넘어가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결국 공천 실패가 양산을 패배로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장권 후보가 양산 토박이면서 도의원을 할 정도로 나름 인지도와 조직을 갖췄지만 집권여당의 총선 후보로 밀기에는 중량감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반대로 한겨레신문 사장 출신인 더민주 서형수 당선인은 양산에 살고 있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영남권 인재영입 1호라는 후광이 있었다. 후보간 자질 차이에다 여당 성향인 무소속 후보가 여권 표를 10% 이상 잠식한 점도 패인으로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김해갑ㆍ을 동반승리는 꾸준하게 한우물을 판 더민주 후보를 지역민들이 받아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해을 김경수 당선인은 중앙당이나 문재인 전 대표의 지원유세를 마다한 채 시종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을 직접 만났다
지역주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젊은 층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더 이상 `전라도당`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득표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국회의원 후보들의 선전은 김해시장 선거에도 동반상승 효과를 일으켜 초반 판세에서 뒤졌던 허성권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 막판 새누리당 김성우 후보를 제치는 결과를 도출했다.
창원성산은 정의당이 노회찬 당선인을 서울이 아닌 창원성산에 공천한 전략이 통했다. 정의당은 노 당선인이 최대한 진보 색깔을 빼고 쓰레기봉투값ㆍ도시가스 요금 인하 등 생활형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체평가했다.
국민의당은 일약 전국 제3당으로 발돋움했지만 경남 선거판에서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국민의당 경남도당은 인물난으로 지역구 6곳에서만 후보를 내는데 그쳤고 후보들의 자질도 새누리나 더민주에 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야권입장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를 맹렬하게 추격했던 거제, 마산회원에서 여당 벽을 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새누리당 당선자와 불과 0.72%(730표) 차로 야권이 패한 거제의 경우, 더민주 변광룡 후보와 무소속 이길종 후보간 합의 직전까지 갔던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가 무산된 점이 오랜동안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출신인 이길종 후보는 7천400여표를 얻어 후보 단일화를 했다면 새누리 후보를 꺾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후평이다.
새누리당 당선자와 불과 4.14% 차이가 난 마산회원은 더민주 후보가 후보 등록 직전에야 출마선언을 하면서 선거를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했던 점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정종민ㆍ차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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