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은 우리가 전국 첫 시배지입니다" 최근 창원시와 김해시가 지역 대표 특산물인 단감을 놓고 해묵은 `최초 재배지` 논란에 휩싸였다.
양 시는 단감 시배지를 놓고 한때 공방을 벌이다가 잠잠했는데 최근 논란이 재현됐다.
먼저 불을 붙인 쪽은 창원시다.
창원시는 지난 23일 시내 동읍 화양리 4만 9,000㎡에 국비와 지방비 107억원을 들여 국내 첫 단감테마공원을 개장하면서 한그루 단감나무를 홍보했다.
이 나무는 일반 단감나무보다 3배 이상 큰 무려 100살짜리 단감나무다. 시는 이를 `시배목`이라고 자랑했다.
이 감나무는 하희종(61) 씨가 할아버지 때부터 과수원에 있던 오래된 감나무를 공원 개장에 맞춰 기증한 것이다.
시는 이 나무가 단감 시배지를 상징한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 최용균 소장은 "100살짜리 단감나무가 시배지임을 증명하는 명백한 증거물"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단감을 많이 심어서 대중화한 것은 김해 진영이지만 실제 시배지는 이 나무가 대변하듯 창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단감 첫 재배지임을 자임해왔던 김해시가 발끈했다.
1927년 우리나라 최초로 김해시 진영에서 대량 재배돼 이미 9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김해시는 밝혔다.
또 인근 창원ㆍ밀양으로 전파해 한반도 동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과실이 됐다는 것이다.
단감나무를 처음 심기 시작한 역사기록도 상세히 소개했다.
김해시는 1927년 한국 여성과 결혼한 당시 일본인 진영역장 요코자와가 일본 식물학자 3명의 지도를 받아 진영읍 신용리에 100여 그루를 심은 것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경남도농업기술원이 낸 경남농업기술 100년사, 진영읍이 낸 읍지,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행한 지역별 농어촌산업화자원현황까지 자료로 제시했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 허만록 소장은 "누가 보더라도 단감 재배는 김해 진영에서 시작됐고 진영읍 신용리에 단감 고목 267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며 "창원시가 해묵은 논란을 꺼내 부채질한다"고 반박했다.
김해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창원처럼 곧 진영에 단감테마파크를 만들어 단감재배 역사를 상세히 담은 박물관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 시 간 단감 시배지를 둘러싼 논란에 정작 시민이나 재배농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재배농가들은 단감 재배면적은 갈수록 늘고 있는데 비해 단감 소비와 수출은 오히려 줄고 있어 울상이다.
창원은 무려 3,000㏊, 김해는 1,100㏊에 단감 농사를 짓고 있다.
단감 재배농민들은 "바로 맞붙은 양 시가 단감 시배지를 놓고 옥신각신할 것이 아니라 단감 소비와 수출 확대 방안을 놓고 경쟁하고, 단감농업 발전 방향을 놓고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민ㆍ차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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